역시 크리스마스

by 혁꾸

역시 크리스마스


소복하게 덮인 눈에 지붕이 무거워지는 계절이 찾아오면, 자연스레 크리스마스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게 될지 생각하기도 하고, 행복했던 지난 크리스마스 추억에 젖어 들기도 한다.


어릴 때 한창 게임을 좋아했던 나는, 크리스마스 때면 게임 ‘메이플 스토리’ 안에 펼쳐진 크리스마스 마을 속에서, 즐거운 배경음악을 들으며 게임 속 크리스마스트리를 게임 아이템으로 열심히 장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의 세월은 흐르면서 산타를 거짓으로 만들었지만, 크리스마스를 동경하는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다. 빨간색 코를 반짝이며 썰매를 끌고 달리는 루돌프의 모습도, 푹신해 보이는 산타 할아버지의 풍성한 흰색 턱수염을 만지작거리고 싶은 마음도, 크리스마스 밤 하늘에 울려 퍼질 것만 같은 산타 할아버지의 웃음소리를 상상하는 것은, 여전히 내가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나는 항상,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크리스마스를 동경하지만, 어린시절처럼 그저 크리스마스인 것만으로는, 크리스마스 감성을 느끼기 쉽지 않으니까. 그게 우리가 매년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선물을 몰래 가져다주는 산타 할아버지는 없지만, 특별한 크리스마스의 휴일이 산타 할아버지의 달콤한 선물을 대신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또 하나의 무거운 하루일 뿐이기도 했다.

“언제쯤 크리스마스에 일을 안 하게 될런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출근하는 사람들,

“에휴, 크리스마스는 무슨”

발에 불이 나도록 취업 전선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주위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들어야 하는 쓰라린 크리스마스였다.


나도 언제까지 크리스마스가 즐거우리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더 치열하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특별한 크리스마스가, 더 특별해질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에도 치열하게 삶을 이끌어 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내년은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기를.


나는 내년에 돌아올 특별할 크리스마스 또한, 그저 무사히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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