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여전히 장난스러운 그 사람의 모습에 “언제 철들래?”라고 말하지만, 나는 사실 철들지 않은 그 사람의 모습이 좋다.
그를 잘 알고 있는 나는, 오랜만에 만나는 장난스럽고 가벼운 그와의 대화 속에서 여러 번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학교를 졸업하고 뿔뿔이 흩어진 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회라는 가면을 쓰고 만나게 되는 관계에서는 좀처럼 가질 수 없는 의미 있는 웃음이었다.
오랜만에 만나 긴 시간 있었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간의 감정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그의 표정을 만날 수 있었다. 가끔 안부 차 전화 통화를 할 때는 만날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나는 대화를 하는 동안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수없이 변화하는 그의 표정 변화를 보며 웃음 지었다. 아마 귀를 막은 채로 그의 표정만 보고 있다고 해도, 그간 그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재밌었는지, 혹은 슬펐는지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한참을 떠들어댄 대화의 내용들은, 뒤돌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시간이 흐르면 갑자기 떠오르며 피식 웃음 짓게 되는 그런 말들이었다.
철이 든다는 것이, 어른스러워진다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누군가와는 평생, 함께 개구쟁이로 남아 있는 것 또한 중요한 삶의 일부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사회생활을 하는 그를 본다면, 나는 절대로 그에게 철없다고 말할 수 없을 거다. 그래서 더욱, 철들지 않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건 나만의 비밀이다. 이런 건 가까울수록 더 낯간지러운 법이니까.
이미지 출처
[ Gaelle Marcel, @gaellemarc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