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떠지니 오늘을 살고, 숨이 쉬어지니 지금을 산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걸까? 이겨내는 것, 버텨내는 것, 그냥 그냥 지나가는 것.
눈을 뜨고 직장에 나가면 점심쯤 한번, 오후에 한번, 퇴근에 한 번씩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하면서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여니 나를 기다리는 작은 새들, 오늘 어땠냐는 그저 그런 인사를 마치고 늦은 저녁식사를 한다.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기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발견했다.
'또 하루가 지나갔구나.' 이제는 내일이 기대되지 않았다. 그저 내일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기에 눈을 감는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나는 나름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냈고 사랑을 했으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즐기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직장인이었다. 그랬던 나는 매일 똑같이 이어지는 하루에 지쳐 버린 것 같다.
무언가가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매일같이 에너지를 쏟지만 그 어떤 것도 나를 채워주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나를 채워주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우연한 만남과 시간들이 나를 만들어냈고, 치열하다는 말은 내 삶과 어울리지 않았다. 치열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는 얼마 가지 않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 것처럼 유행을 좇아 보기도 했다.
이제는 시작해보라는 말이 질렸다. 시작이 있어야 변화도 생기지만 나는 시작도, 그 버텨내는 과정도, 그로 인해 만들어질 새로운 나도 궁금하지 않게 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