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S Eliot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벚꽃이 만발하는 봄날.
누군가에겐 새로운 사랑으로 가슴 벅찬 시간이겠지만,
그에겐 사랑하는 애인을 떠나보내야 했던,
가장 고통스러운 달이었을 것이다.
나에게 5월이란, 상실의 달이다.
여름이 급습해오듯,
존재하던 것들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사라진다.
나는 늘 궁금했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 이면의 그들의 삶은
눈부시게 아름답거나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만큼,
불행했던 이들이 훨씬 많다.
그들은 인생을 희생해서 예술을 얻었는지,
아니면 삶의 고통을 통해
위대한 예술이 탄생하는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만약 슬픔과 아픔이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기꺼이 감내하겠다.
하지만, 나는 위대한 예술가도 아닐뿐더러
예술가라고 스스로조차 칭할 수 조차 없다.
가장 사랑하는 여름을 맞이하기 전,
내게 5월은
공허한 추억과 치명적 상처만
덧나기에 더없이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