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1분 늦으면 총 30분 늦음

by Ms 윤

아침 9시.


슈웅? 아침에 등원버스를 놓쳤다.

진짜 바로 눈 앞에서 차가 지나가는 걸 봤다.

아파트 정문 옆 계단으로 정류장까지 가던 중

차가 가는 걸 보고 퍼뜩 시계를 보니 9시.

정시를 맞추긴 했지만 30초가 지났으니 1분 늦은 것이다.



갑자기 미션 게임이 시작된 것처럼 머릿속 타이머가 돌아간다.

흠. 여기서 1분이면 실제 등원은 몇분이 늦어지는 거지?

"엄마! 나 우리 버스 가는 거 봤어!"

"나도 봤어! 내가 더 먼저 봤어 엄마!"

후텁지근한 날씨, 우왕좌왕한 분위기 속 느닷없이 게임 스타트다.



지각안하기 미션 시작


일단 가까운 세탁소에 들러 들고온 정장바지를 맡겨야 한다.

원래는 아이들을 차에 태운 후 세탁소로 갈 예정이었는데,

정류장 바로 옆이 세탁소니까 그냥 지금 맡기기로 한다.



"앗, 잠시 다녀왔습니다."

평소에 항상 자리를 지키고 계시던 사장님이 잠시 외출을 하셨다.

금방 돌아와 자동 바리케이트를 여시니 구경하는 아이들은 신이 났다.

나도 즐겁지만 살짝 조바심이 났다.

조금은 초과된 시간으로 얼른 정장을 맡기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선물을 주셨다.



Unsplash의 dan-lefebvre



"와아, 감사합니다."

짜먹는 요거트를 한개씩 받아든 아이들은 더 신이 났다.

꾸벅 인사를 하고 차에 탄 뒤에 먹으라는 엄마 말을 들으며 세탁소를 나섰다.

갑자기 막내가 다리가 아프다며 엄마한테 안기고 싶다고 한다.

집에 다시 가서 차키도 가져와야 하고 마음 같아서는 옆에서 뛰어줬음 싶지만,

얼른 안아들고 나머지 한명은 질질 끌고 집으로 향했다.



"엄마. 나 화장실.."

차키를 챙겨서 나가려는데 갑자기 화장실에 간다는 아이들.

꾹 참고 화장실을 보내고 다시 신발을 신기는데 아까 받은 요거트를 벌써 먹고 있다.

"엄마. 좀 흘렸어.."

에휴 하면서 물티슈를 가져와서 닦고 다시 가방을 든다.



이 때가 이미 20분이 지났다.

부랴부랴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이번엔 신발이 불편하다는 애들을 질질끌고 차에 태운다.

차에 타기 직전에 살짝 비가 오는 거 같았지만 그냥 맞기로 한다.

'유치원 재미가 없어..' '나는 요거트 더 먹고 싶어!'

시간 맞추느라 서툰 운전으로 최대한 집중하려는 엄마 마음도 모르고,

도착 시간까지 열심히 종알거리는 아이들을 상대하며



아침 9시 30분.


등원 완료 시간에 겨우 맞춰 들어갔다.

겨우 1분 늦은 거지만 결과적으로 30분 더 걸렸다는 뜻이다.



잠깐 방심하면 한참 허비하는 시간


단 1분 차이로 하루가 완전히 달라졌다.

30분이 가볍게 흘러갔다.

지금까지 타이머가 켜진 듯 초조하고 조급했던 마음은,

도착과 함께 신기하게 진정이 되었다.

겨우 따라잡았다는 생각과 함께 좀 허무해졌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게 마찬가지다.

집안일만 하더라도 세탁기를 돌리고 식기세척기를 돌린 후에 청소를 해야 한다.

그 순서를 놓치게 되면 한참을 허비하게 된다.

공부도 때가 있다고 공부는 고등학생 때와 대학생 때 해야 가장 효율적이고,

항상 남들과 비슷한 적당한 시간에 움직이는 것이 뭐든 효율을 극대화한다.



삶에서는 이런 타이밍이 매일 계속 반복된다.

등교 시간, 출근, 시험 공부, 취업 준비, 자기 관리 어느 것 하나 타이밍을 놓치면 나중에 훨씩 많은 에너지가 든다.

반대로 중요한 타이밍을 알고 준비하는 사람은 적은 노력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



아침에도 그랬다.

세탁소에 들르고, 아이들을 번갈아 안고, 화장실에 들르고, 흘린 요거트를 닦는 사이

타이밍이 계속 밀려갔다.

완벽히 비워진 시간이 아닌 바쁜 순간 속에서도 계속해서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Unsplash의 jan-budomo



중요한 타이밍 의식하고 준비하기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타이밍이라는 걸 의식하는 것만으로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알고 있으면 행동에 속도가 붙는다.

의식적으로든 아니든 '지금이야'라는 감각이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아침의 1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았으니 이제 더는 늦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타이밍은 대개 '완벽한 상황'에서 오지 않는다.

후텁지근한 날씨 터질것 같은 머리를 하고도 집중해야 한다.

아침에 늘어지더라도 거기서 늦어버리면 하루가 밀린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순간을 붙잡으려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도록 마음과 환경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아침에 가방을 싸고, 씻기고, 옷을 입히고,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흐름을 잘 타야 한다.



중요한 타이밍은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몸과 마음이 '이건 지금 해야한다.'고 알리는 감각 말이다.

이런 감각은 생각과 연습이 만들어낸다.

놓치기 쉬운 순간들을 챙기면서 '지금이 아니면 몇 배는 늦는다'는 마음가짐을 키워야 한다.

그러다보면 나의 준비 속도도 조금씩 빨라질 것이다.



Unsplash의 karly-gomez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한번 타이밍을 놓쳤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는 거다.

사실 아침에 버스를 놓친 뒤에도 하루의 '미션'은 계속됐다.

세탁소에 들르고, 아이들을 번갈아 안고, 화장실에 들르고, 흘린 요거트를 닦았지만,

다행히 중간중간 서둘러서 등원시간에 늦지 않았다.

아이들 신발 신기기, 차키 챙기기, 신호등 건너기... 그런 순간들이 모여 시간을 아꼈다.



놓친 순간에 매달려 다음 타이밍까지 놓치면 시간만 계속 흘러가버린다.

첫번째 버스를 놓쳤더라도 다음으로 가는 차에는 탑승하도록 해야한다.

한 번 놓친 흐름을 되살리는 건,

단번에 만회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작은 다음 순간을 계속 정확히 잡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결론은 단순하다.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게 좋다.

모든 것에 적당한 때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고 그동안은 최대한 성실히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첫 번째 타이밍을 못 잡았더라도,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다음 단계에서 만회할 기회는 반드시 오고,

좀 더 수월하고 편하게 넘기지 못한게 아쉽더라도 계속 노력하면 충분히 앞으로 나아간다.



흐름 속에서 균형을 잡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침착함과 여유가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기분 좋게 요거트를 짜먹는 아이들이 더 현명했다.

나도 마음이 조급하던 중간에 달다구리 하나를 먹을 걸 그랬다.

에너지가 있었다면 신호등도 힘차게 건너고 짐들도 번쩍번쩍 들 수 있었을테니까.



아침버스보다 중요한 건, 결국 나라는 엔진이니까.






(배경사진 출처 - 뉴스1기사사진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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