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1)
어제도 우리는 뱀처럼 뒤엉켜
서로의 체온 속에서 안정을 찾았지.
가진 감정의 크기와 색이 다른 우리,
너는 나를 작은 별이라 부르면서도
언제부턴가 우주처럼 나를 감싸 안았어.
우리는 종종 사랑 아닌 사랑을 했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사랑처럼 서로를 미치도록 탐했어.
마치 서로의 외로움이 의논 없이 짠 계약처럼,
침대 위에 눕는 순간, 모든 합의는 끝이 났어.
나는 매 순간 너를 떠올리지만
너는 그 순간에만 나를 생각해.
“너는 날 소유할 수 없어.”
“넌 너무 사랑을 원해서 무거워.”
그래서 나는 네 앞에서 가벼운 사람인 척했어.
비우고, 모른 척, 괜찮은 척.
내가 여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던 너,
그 말에 나는 다시 여자가 되고 싶었어.
너의 것이 아닌 존재로는 버텨지지가 않았어.
결국,
나는 너를 사랑하면서
너를 설득하려 했고,
너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속 나를 원했지.
우리는
사랑도 아니고,
사랑이 아니라고도 말할 수 없는
어딘가에 너무 오래 머물렀어.
몸을 섞기 전,
나는 ‘갑’이라 믿었지.
하지만 널 잃고 싶지 않아
스스로 ‘을’을 자처했어.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은 ‘병’ 들고,
너와 나는 ‘정’에 매여 헤어지지 못해.
그래, 이제 알아.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관계를 끝내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 나는 너를 죽였어.
네 눈과 코와 입을 담은 기억은
이제 내 안에서만 살아.
그 안에서 너는,
언제나 나의 것이겠지.
다신 사랑이 아닌 이유로 만나는 일은
없기를 바라.
안녕,
나의 마지막 FWB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