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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an 02. 2021

디즈니, '디지털 디즈니랜드'를 열다

코로나 이후 디즈니의 OTT 전략, 넷플릭스를 넘을까?

*이 글은 비즈니스 뉴스레터, 데일리 바이트(http://mydailybyte.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데일리 바이트를 구독하시면 매일 아침 메일로 관련 글을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디즈니, 정말 모두에게 익숙한 회사인데요. 미키마우스,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마블시리즈까지. 디즈니의 성공한 콘텐츠만 나열해도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회사 혹은 영화제작사 정도로 알려져 있죠.


‘월트 디즈니’가 초거대 미디어 공룡?

디즈니는 사실 세계 최대의 미디어 기업입니다. 실제로 디즈니가 영화제작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매출의 17%밖에(4조원) 안되죠. 디즈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미디어 사업부문, 그리고 디즈니랜드와 캐릭터 상품입니다. 디즈니는 1980년대 TV의 대중화로 영화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힘써왔는데요. 90년대에는 방송회사인 ABC와 스포츠채널 ESPN을 인수하면서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지금은 미디어(방송) 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의 33%(8조원)를 차지할 정도로 복덩이가 됐죠. 2000년대에 들어서는 픽사(PIXAR), (MARVEL) 등 내로라하는 콘텐츠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디즈니는 디즈니랜드와 캐릭터 상품 판매로도 전체 매출의 33%(8조원)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다양한 콘텐츠 기업들을 인수하며 전통적인 강자였던 콘텐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방송국들을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에서도 큰 수익을 올려왔습니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ABC를 통해 송출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컸죠. 그런데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주가는 이를 따라와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디즈니가 픽사(2006년), 마블(2009년), 루카스필름(2012년) 같은 여러 영화사를 인수하고, 2010년부터 한 편당 10억 달러(1조원)가 넘는 수익을 올리는 초 흥행작들을 하나둘 내놓으면서 인지도와 함께 주가도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출처 : 꿈꾸는 섬(happist.com)]
디즈니 주가 추이


무너진 ‘디즈니랜드’의 꿈

2019년에는 21세기 폭스까지 인수하면서 영화 시장을 석권(점유율 40%)한 디즈니는 코로나 위기 전까지 디즈니랜드로 돈을 쓸어 담았습니다. 디즈니는 2016년 상하이에 디즈니랜드를 개장했는데, 개장 첫해 방문객이 천백만 명을 넘어서면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해버렸습니다. 전 세계 대규모 테마파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죠. 디즈니 본사도 이런 실적에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에 ‘7번째 차기 디즈니랜드’를 지을 것이라는 뉴스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는데요. 특히 테마파크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당국의 제재대상이 되거나,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되면서 디즈니의 영업이익도 급감했습니다. 올해 1분기는 순이익이 1/10토막이 났을 정도인데요. 디즈니의 핵심 사업부문인 영화와 테마파크 모두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 코로나 확산으로 영화관과 디즈니랜드 방문객 수가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오질 않으니, 캐릭터 상품판매도 함께 줄었습니다. 결국 올해는 40년 만에 첫 적자를 냈습니다.



‘온라인 디즈니랜드’로 넷플릭스 잡는다

예상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자 디즈니는 디즈니랜드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바로 OTT시장입니다. OTT란 케이블 단말기 없이 동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서비스로, 넷플릭스, 왓챠 등 구독 기반 동영상 서비스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현재 글로벌 OTT시장의 최강자는 넷플릭스인데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과 글로벌 확장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여왔고, 코로나 사태 이후 주가가 연일 급등하며 정점을 찍었습니다. 디즈니도 OTT시장의 성장에 자사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를 작년 11월 처음 출시했는데요.

코로나 이후 다른 사업부문이 어려워지자 디즈니는 본격적으로 OTT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는 출시 당시 2024년까지 구독자 6,000~9,000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1년 만에 무려 7,37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5년 치 목표를 1년 만에 이뤄버린 것입니다. 디즈니의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와 ESPN+까지 합하면 디즈니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전체 유료 가입자는 무려 1억 4,000만 명에 달합니다. 글로벌 1위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가 1억 9,500만 명임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수치죠. 글로벌 투자회사인 모건 스탠리는 2025년 말까지 디즈니+의 구독자 수가 2억 3,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10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Investor Day)를 개최하며 신제품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디즈니는 2024년까지 2.3억~2.6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OTT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즈니+는 주로 청소년층과 가족 단위 소비자를 공략한 OTT서비스인데요. 디즈니는 여기에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타(Star)’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OTT시장에서 넷플릭스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토종 OTT

디즈니는 글로벌 OTT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내년 우리나라와 홍콩, 동유럽에까지 진출합니다. 현재 국내 OTT시장은 넷플릭스가 40%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고, 그 뒤를 왓챠, 웨이브, 티빙 등이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디즈니+는 6.99달러(약 7,8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막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국내 OTT업체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디즈니+가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국내 OTT시장을 점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살아남기 위해선 국내 토종 OTT사업자들끼리의 연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민 콘텐츠 공룡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액수만 해도 디즈니가 넷플릭스의 2배에 달하는데요. 과연,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꺾고 세계 OTT 최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비즈니스 미디어 스타트업 BYTE에서 콘텐츠 팀장을 맡고 있는 장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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