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Jan 21. 2021

지금, '우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우주 산업의 가파른 성장


테슬라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린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최근 우주 산업 관련 ETF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우주 산업 관련 기업들이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뜨겁습니다. 넥슨의 김정주 회장은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 약 200억 원을 투자했고, 국내 소형위성용 로켓 발사체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사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죠. 국내 우주 항공업체의 주가도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우주 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과연 요즘 왜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지, 또, 우주 산업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리해보려 합니다.


왜 기업들은 우주로 갈까?

흔히 이제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고들 말합니다. 과거엔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발사 같은 우주개발이 국가 주도로 이뤄졌지만, 최근엔 민간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인데요. 과거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우주 개발이 미사일 발사나 기술력 과시와 같은 군사적 목적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의 우주 개발은 실제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요즘 우주 개발의 핵심은 크게 통신, 정보, 탐사입니다. 이를 위해 초소형 위성과 재활용 로켓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통신 분야에선 우주 인터넷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무선 인터넷은 전국에 설치된 기지국을 기반으로 이뤄지는데요. 사실 무선 인터넷도 유선 연결망이 필요합니다. 국내 통신은 유선으로 연결된 기지국을 통해, 해외 통신은 해저에 깔린 광케이블을 통해 이뤄지죠.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은 태평양에 엄청난 두께의 광케이블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우주 인터넷은 기지국과 해저 케이블 대신 인공위성으로 인터넷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인공위성이 기지국과 케이블 역할을 대신하기에, 케이블 매설이나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격오지에서도 인터넷 통신이 가능해집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이미 작년 우주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1,000여 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죠. 앞으로 인공위성 1만 여기를 더 쏘아 올린다는데요. 머스크가 올해 스타링크의 IPO를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우주 인터넷 개념도

정보 분야에서도 우주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CES에서는 캐논이 우주에서 촬영한 정밀 지구 사진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는데요. 우주에서 찍은 정밀 지구 사진이 뭐가 그리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엄청난 쓰임을 갖고 있습니다. 농작물의 작황을 파악해 식량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고, 원유 시추전과 유조선의 변화를 파악해 석유 생산량 예측도 가능하죠. 해양오염이나 산불 확산에도 보다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해지겠죠. 정밀한 정보가 곧 돈이 되고 힘이 되는 시대에서 우주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화성 탐사나 달 탐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줄곧 지구에 사람이 살 수 없을 때를 대비해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스페이스X나 다른 우주 기업들은 식민지 건설보다는 일단 화성에 화물과 사람들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주여행을 활성화해 우주 상업화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죠. 스페이스X는 작년 5월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고, 초대형 우주 왕복선 ‘스타쉽(Starship)’의 발사시험을 거듭하며 인류를 화성에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엔 8번째 스타쉽인 SN8의 시험비행에 성공했죠.

스페이스X의 화성탐사선 SN8의 발사시험


초소형 위성과 재활용 로켓의 시대

요즘 우주 산업에선 초소형 위성과 재활용 로켓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초소형 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 시스템 구축과 위성 데이터 수집이 각광을 받으면서 위성을 값싸게 쏘아 올릴 수 있는 재활용 로켓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죠. 모건 스탠리도 우주산업이 향후 20년간 저궤도 위성과 재활용 로켓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올해에만 2,400여 개의 초소형 통신위성을 더 쏘아 올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저궤도 초소형 위성은 가격도 싸고 발사도 쉬워 군사적 목적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최대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소형위성 연구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리며 우리나라 우주 기업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우주, 수소 등 미래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화 그룹은 1,000억 원을 들여 국내 위성 전문 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했죠.
 
수천 번 위성을 쏘려면 위성을 우주로 보내주는 로켓(추진체)을 여러 번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추진체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죠. 스페이스X는 자체 제작한 ‘팰컨9’ 로켓 하나를 무려 6번이나 재활용하며 재활용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영국의 소형 위성용 로켓 기업인 버진 오빗이 항공기에서 로켓을 발사해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하면서 날씨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로켓을 발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트렌드는 가볍고 작은 위성을 대량으로 쏘아 올리는 것이기에, 초소형 위성 전용 로켓을 만들겠다고 등장한 기업도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노스페이스가 올해 브라질에서 우리나라 첫 민간 로켓을 시험 발사할 예정입니다.
 

왜 이렇게 빨리 크지?

모건스탠리는 20년 후 우주 경제 규모가 무려 1,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우주 산업은 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까요? 일차적으로는 앞서 언급했듯 통신과 데이터에서 우주 공간의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요. 인공위성의 궤도가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스페이스X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우주 진출을 선언하며 수백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이스라엘, 일본, 우리나라까지 계속 위성을 쏜다면 궤도에서 위성 간 충돌이 증가할 수 있죠. 그래서 선발 주자들은 최대한 빨리 궤도를 선점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겠다는 계산입니다.
 

머스크와 베조스를 뒤쫓는 강대국

미국에선 크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사실상 머스크와 베조스가 우주 시대를 촉발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전기차를 자체 우주 인터넷망인 스타링크로 연결해 초고속 통신에 기반한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연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베조스 역시 위성을 활용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위성 데이터 사업 시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죠.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X 모두 올해 안에 시험 운행을 마치고 우주관광사업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미 수백 명의 예약자가 줄을 섰다고 합니다. 민간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다 보니, 2024년에는 미국의 NASA도 민간 기업과 유인 달 탐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앞서가고 있는데, 중국이 가만있을 리 없습니다. 중국의 우주 굴기도 무서운데요. 중국은 이미 작년 말 무인 달 탐사선의 달 착륙과 지구 귀환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중국 우주 굴기의 상징’으로 불리는 화성 탐사선도 다음 달 화성 궤도에 진입해 착륙까지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중국은 올해부터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에도 나서죠. 중국은 올해에만 40여 차례 로켓 발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UAE, 일본 등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진 국가들도 연달아 우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정말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 시대’가 벌써 성큼 다가왔습니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의 행보를 보면 정말 우주여행도 머지않아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우주 산업은 미국이 끌고, 중국과 세계 각국이 빠르게 따라가는 모양새인데요. 우주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관련 금융상품과 투자도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한화그룹을 중심으로 우주 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하는데요. 과연, 이제 인류는 우주로 본격 진출할 수 있을까요?


데일리 바이트는 경제, 비즈니스 뉴스를 쉽게 정리해주는 무료 뉴스레터 서비스입니다.
매일 아침 제가 직접 쓴 경제와 기술, 산업 전반에 관한 최신 소식과 꼼꼼한 분석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매일 아침 메일함으로 받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http://mydailybyte.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