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베타 서비스만으로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오디오 SNS, 클럽하우스(Clubhouse)가 화제입니다. 클럽하우스가 뭐길래 일론 머스크, MC해머 등 인플루언서들이 음성채팅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영상과 이미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SNS의 대세인 시대이지만, 모바일 생태계에서 ‘오디오’ 콘텐츠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팟캐스트부터 오디오 기반 SNS까지, 오디오 콘텐츠 관련 동향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클럽하우스, 이젠 오디오로 소통한다
클럽하우스는 트위터와 팟캐스트의 장점을 섞은 오디오 기반의 SNS 서비스입니다. 클럽하우스는 이미 앱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의 초대장이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비공개 베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1조 원의 유니콘이 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용자는 앱에 있는 여러 ‘방(rooms)’을 선택해 들어가 자유롭게 음성 대화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듣기만 해도 되고,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사용자는 손을 들어 참여 의사를 밝히고 발언 기회를 얻을 수도 있죠.
클럽하우스에서의 의사소통은 '에어팟 소셜 네트워크'(AirPods social network)로 불리기도 합니다. 애플 에어팟이 처음 등장한 2016년에 판매 대수는 100만 대에 그쳤지만, 2024년 에어팟 판매량이 12억대로 예상되는 등 무선 이어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무선 이어폰 성능이 좋아지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강화되면서, 개인화된 오디오 경험이 가능해졌고 오디오를 타깃으로 관련 서비스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죠. 코로나 19 영향으로 혼자서 콘텐츠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오디오 콘텐츠 시장 역시 덩달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인공지능 스피커와 커넥티드카(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가 확산되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쑥쑥 크는 팟캐스트, 이어지는 인수전
오디오 콘텐츠의 선두주자는 팟캐스트인데요. 팟캐스트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들을 수 있는, 라디오와 유사한 서비스입니다. 팟캐스트 시장은 2020년 1.2조 원 수준으로, 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비해 1/100 규모입니다. 아직 시장규모 자체가 크지 않지만, 2020년 세계 팟캐스트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4.6%로 예측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경우 팟캐스트 청취자가 2020년 사상 처음 1억 명을 돌파해 1억 750만 명을 기록했는데요. 현재 미국의 팟캐스트 시장은 스포티파이, 애플 팟캐스트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성장하고 있는 팟캐스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전도 치열합니다. 애플은 ‘아이팟’과 ‘브로드캐스트’라는 단어를 합쳐 ‘팟캐스트’라는 개념으로 처음으로 정립하는 등 팟캐스트의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데요. 지난 9월에도 사용자의 음원 소비습관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스카우트 FM’을 인수해 관련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또한 공격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2019년에는 팟캐스트 유통 생산 플랫폼인 김릿(Gimlet Media), 팟캐스트 제작 지원 도구인 앵커(Anchor)를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팟캐스트 광고/퍼블리싱 플랫폼 메가폰(Megaphone)을 사들였습니다. 미국 코미디언 조 로건(Joe Rogan)의 팟캐스트 독점권을 따내기 위해 약 1200억 원을 지불하기도 했죠.
또한, 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오디오 콘텐츠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알렉사’ 기반 스마트 스피커 에코, 애플은 스마트 스피커 ‘홈팟’ 등 인공지능 스피커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아마존은 최근 팟캐스트 청취를 스마트 스피커 에코의 주요 용도로 만들어, 스마트 스피커에 대한 수요를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틱톡 등 SNS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요. 이제 텍스트와 영상, 이미지를 넘어서 오디오 기반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오디오 콘텐츠를 넘어, 가상세계에서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죠.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모두가 익숙해졌는데요. 과연 미래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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