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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Apr 19. 2021

도지, 힘차게 짖다

주말을 달군도지코인열풍

지난주 금요일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가격이 3배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주말 동안 40% 가까이 폭락한 뒤 지금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올 한 해에만 10,000% 넘게 올랐다는 도지코인, 정체가 무엇이고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을까요?


'재미 삼아' 만든 가상화폐

'도지코인(Doge Coin)'은 2013년 IBM의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MS의 개발자 잭슨 팔머가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것을 보고 '재미 삼아' 만든 가상화폐(알트코인)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인터넷 밈 '시바견 도지'를 마스코트로 삼았죠. 보통 다른 가상화폐는 기업이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도지코인은 그야말로 '재미로' 만들어진 코인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다른 코인과 달리 발행량도 무제한으로 설정해놨죠. 도지코인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데 사용되곤 했습니다. 

'도지(Doge)'란 영어 단어 Dog에 e를 붙여 귀엽게 표현한 것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재미 삼아 강아지를 '강쥐', 멍멍이를 '멍뭉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표현이죠. 

도지코인은 1분마다 1만여개가 새롭게 발행됩니다. 하지만 최근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발행 속도가 거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게 돼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도지를 들어 올린 머스크

오랫동안 3원 수준이었던 도지코인 가격이 400원대를 호가하게 된 것은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워낙 많아 가격이 매우 저렴했는데요. 작년 말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One word: doge'라는 트윗을 시작으로 도지코인에 관한 트윗을 연이어 올리면서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올해 2월 가상화폐의 원조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고, '게임스탑 사태'로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자산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도지코인 가격도 90원 수준으로 뛰어올랐죠.

*게임스탑 사태는 이전 글 '게임스탑, 게임은 멈추지 않는다'를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wkdalswp97/24)


코스피를 넘어선 도지코인

도지코인 가격은 지난주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상장,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트윗으로 다시 한번 치솟았습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도지코인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데요. 머스크의 '트윗 부채질'에 도지코인이 코인베이스에 상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도지코인이 코인베이스에 상장된다면 거래량이 늘어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한 것이죠. 국내에서도 도지코인 광풍이 불며 1일 거래대금이 17조원에 달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최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을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이번 도지코인 광풍은 넘치는 유동성, 심해지는 양극화, 그리고 자극된 투기심리가 만나서 생긴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코로나 이후 경기부양책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가운데, 양극화가 심해지며 '열심히 일만 해서는 잘 살 수 없다'는 비관론도 함께 커졌습니다. 그래서 이 돈이 '일확천금'이 가능한 위험자산으로 쏠렸다는 것이죠. 과연, 투자자들은 도지코인의 '무한한 발행량'을 계속해서 이겨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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