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큐레이션
새로운 장소에 가면 늘 궁금해집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어떤 식당에 가서 무슨 음식을 먹는지 하는 것들이요. 대한민국은 그리 넓지 않은 나라라 먹는 음식이야 비슷하겠지만,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는 식당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창한 이유는 아닐 겁니다. 지역 주민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거나 그 지역의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들이겠죠. 하지만 여행자에게 그러한 감정을 공유하는 일은 지역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그러니까 여행 가서는 잘 먹고 다니는 게 남는 거라는 뜻이죠.
editor 서용원 model 이온유 photo 손영배
맛의 고장 전라도에 위치한 군산은 항구 도시 특유의 활기가 더해져 독특하고 맛있는 식문화가 발달해왔는데요. 최근에는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젊은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박 2일, 많이 먹어봤자 5끼 정도가 전부인 시간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현지인한테 추천을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타고난 입맛을 갖고 태어난 군산 주민이라면 수많은 식당 가운데 진짜배기를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그리하여 '군산 수집' 그 두 번째 주제는 현지인 맛집으로 정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는 특별한 손님이 등장할 텐데요. 바로 군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친구입니다. 이 친구가 여러분의 1박 2일을 '군산의 맛'으로 가득 채워준다고 하는데요. 에디터와 토박이 친구가 직접 다니며 선정한 5곳의 현지인 맛집.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Day1) 13:00 동양스낵
만나자마자 배고프다고 징징거렸더니 조용히 하라고 합니다. 입을 다물고 얌전히 따라갑니다. 길을 건너 대형 아파트 단지 옆을 지날 때쯤 입을 뗐습니다.
"그래서 어디 가는 거야?"
"떡볶이 먹으러."
"뭐라고?"
군산에서 먹는 첫 끼가 떡볶이라니.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보니 그제야 설명을 시작합니다. 동양스낵은 군산의 대표 어묵 브랜드 동양어묵에서 내놓은 분식집이라고 합니다. 동양어묵은 무려 1973년부터 어묵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1대 사장님의 아드님이 운영을 맡아 영업 중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그 손자분이 연 식당이 바로 동양스낵인 거죠. 터미널에서 나와 10분이 안 되게 걸었을 때, 오른쪽으로 동양스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통유리로 된 외관이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깔끔한 디자인의 실내로 이어졌는데요. 차분한 색깔의 벽과 깨끗한 내부 사이로 진열되어 있는 어묵이 눈에 띄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던 탓에 떡볶이와 어묵 김밥, 게살 버거와 돈가스, 그리고 수제 어묵까지 욕심내서 시켜보았습니다.
동양어묵에서 만든 어묵의 특징은 매우 얇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음식의 맛은 깊게 담으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있었죠. 지금도 군산의 많은 분식집과 식당에서 동양어묵의 어묵을 사용한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현지의 맛인 셈입니다. 실제로 떡볶이와 김밥에 들어 있는 어묵은 씹는 것도 모를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특히 떡볶이 국물을 가득 머금은 어묵을 먹을 때는 이곳에 데려와 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였죠. 50년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달까요. 이와는 반대로 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제 어묵과 속이 꽉 찬 돈가스, 그리고 색다른 식감의 게살 버거까지. 실패한 음식 하나 없이 완벽한 식사를 즐겼습니다. 알고 보니 현재 동양스낵을 이끄는 사장님은 호주 유명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미쉐린 투 스타급 식당에서 경력을 쌓고 돌아온 실력자라고 하네요. 아버지의 세월이 담긴 어묵을 아들이 솜씨 좋게 내어주는 동양스낵. 대를 이어 깊어지는 이 맛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Day1) 14:30 은파호수공원
배를 두드리며 향한 곳은 은파호수공원입니다. 군산은 유독 저수지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곳 역시 평범한 저수지였던 곳을 1970년대 이후 관광유원지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호수공원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군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자리 잡아, 호수를 따라 운동하는 사람들과 야경을 보러 온 커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푸르른 녹음 아래 유유히 흐르는 물을 따라 걷다 보니 산뜻한 바람이 얼굴을 간질이네요.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입니다.
Day1) 15:30 산타로사
친구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호숫가를 걸은 지 한 시간. 슬슬 목이 말라옵니다. 그늘만 찾아 걸었지만, 더운 날씨 탓에 땀은 줄줄 흐르고. 조치가 필요할 때입니다.
"더워. 목말라."
"기다려."
간단명료한 대답만 남기고 어디론가 향하는 친구. 갑자기 호수길 옆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냉큼 따라 올라가자 근사한 카페들이 나타나고, 그 뒤로는 식당이 듬성듬성 놓여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따라 카페 산타로사로 들어갔습니다. 산타로사는 2008년에 문을 연 커피 전문점입니다. 은파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 군산 사람들에게는 이미 소문난 장소라고 하는데요. 호수와 가까운 1층부터 2층, 그리고 전시가 열리는 3층까지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기 좋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호수 바람을 맞으며 밖에 앉아도 좋을 것 같지만, 오늘은 날씨가 더우니 시원한 안으로 들어갑니다.
산타로사가 유명한 건 빼어난 경관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곳은 군산에서 제대로 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바 앞에 놓여있는 여러 가지 커피콩을 구경하는 사이 사장님이 설명을 덧붙여주셨습니다. 산타로사는 군산에서 최초로 로스팅 기계를 들여와 원두를 볶은 가게라고 하는데요. 이후에도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합니다. 말을 전하는 사장님의 눈빛에서 그 자부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열두 가지 원두를 사용한 드립 커피와 오롯이 과일로만 만든 생과일주스, 매장에서 직접 굽는 빵류까지 취향에 맞는 디저트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더운 몸을 식히기 위해 아이스 드립 커피와 키위 주스를 주문했는데요. 산미 없는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인도네시아 만델링 원두를 추천받았습니다. 어떤 원두를 골라야 할지 고민된다면 바 직원분께 망설이지 말고 물어보세요! 꼭 맞는 맛있는 원두를 알려줄 거예요. 디저트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열기도 식히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Day1) 17:50 월명동
케이크를 다 먹고 매장에서 직접 구운 빵을 주문하러 가려는 찰나, 손바닥이 날아옵니다.
"아, 왜 때려!"
"기다려. 저녁 먹으러 갈 거야."
얌전히 친구를 따라 나갑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월명동. 곧장 오늘의 숙소인 달 게스트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짐을 풀자 월명동 구경을 시켜주겠다는 친구. 월명동은 일본식 건축물 사이로 작은 가게들이 골목골목 들어차 있어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 딱 좋습니다. 게다가 초원 사진관과 히로쓰 가옥 등 유명 영화 촬영지도 볼 수 있죠. 초원 사진관에 갔다가 히로쓰 가옥으로 가는 길, 닭꼬치와 젤라또의 유혹을 이겨낸 친구가 갑자기 멈춰 섭니다.
"왜?"
"저기 추로스 가게 있어."
"저녁 먹는다면서…."
히로쓰 가옥 앞에서 추로스를 베어 물며 행복해하는 친구. 어른이 되었다지만, 저런 모습을 보면 어릴 때 알던 내 친구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저녁은 도대체 언제 먹는 걸까요?
Day1) 18:30 구영회관
"저녁 먹자."
"좋아."
히로쓰 가옥을 나오면서 한 마디 건넸습니다. 돌아오는 명료한 대답. 식당으로 향합니다.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지만, 현지인 맛집을 가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골목으로 몇 번 꺾어지더니 이내 걸음이 멎습니다. 월명동은 바둑판처럼 되어 있어 헷갈릴 때도 있지만, 넓지 않아 걸어 다니기 참 좋죠. 도착한 곳은 구영회관. 흰색 외벽에 간판도 걸려있지 않은 가게입니다. 작은 나무 문패만 붙어있을 뿐이죠. 맛집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소한 카레 냄새가 풍깁니다. 기역 모양의 부엌에 서 계시는 사장님들. 부부인 듯 보이는데요. 1층에서 주문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메뉴판을 건네받았습니다. 우리를 반겨주었던 카레 향은 돈가스 카레 덮밥의 그것이었네요. 그 외에 네 가지 종류의 파스타와 에그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에그 샐러드가 매진인 탓에 카레 덮밥과 크림 파스타, 그리고 에이드 한 잔씩 주문하고 위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예쁜 카페 같은 공간이 등장했습니다. 넓은 식탁 간격 사이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있는데요. 큰 통유리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더해지며 그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냅니다. 한창 사진을 찍던 친구가 입을 열었습니다. 구영회관은 막 문을 열었을 때부터 입소문이 난 맛집이라고 하는데요. 2017년 겨울쯤부터 장사를 시작해 오래된 가게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음식 맛도 좋고 인생 사진도 건질 수 있어 인기입니다. 1층에서 만난 사장님들은 부부인데, 손님들과 대화하는 일이 많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다고 하네요. 대화가 끊길 무렵 마침 사장님이 음식을 가져다주셨습니다. 귀여운 나무 쟁반에 담겨온 음식들이 하나둘 식탁 위에 오르고, 다시 즐거운 식사가 시작됩니다. 두툼한 돈가스와 향긋한 카레, 그리고 바삭한 식감까지. 입이 즐겁습니다. 크림 파스타도 고소한 맛이 일품. 입소문이 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오늘 먹지 못한 에그 샐러드와 다른 파스타를 먹기 위해 꼭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Day2) 9:30 달 게스트하우스
아침이 밝았습니다. 조식을 먹을 시간이죠. 일어나는 게 조금 힘들었지만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친구의 말에 힘겹게 식당으로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바지가 살짝 조이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하하. 가지런히 놓여있는 식판 위에는 과일과 식빵이 담겨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깔이 참 예쁘네요. 친구는 이미 식판을 들고 줄을 섰습니다.
"뭐야?"
"왜 이제 나와. 기다렸잖아."
"뭔데?"
말없이 자리로 돌아가 버린 친구. 식판에는 트리 모양 계란부침이 얹어져 있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배식을 해주시네요. 서둘러 같은 걸 받고 친구 앞자리로 향합니다. 그가 집에서 자지 않고 이곳에서 묵은 이유는 온전히 조식 때문입니다. 군산의 많은 게스트하우스 가운데 달 게스트하우스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매일 사장님이 직접 준비해주는 조식 덕분인데요. 그날그날 달라지는 과일과 트리 모양의 계란부침이 군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소문나면서 지역 주민한테까지 알려졌나 봅니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친구와 함께 배식받은 음식을 몽땅 먹어버렸습니다. 아침을 잘 먹지 않는 편인데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담백한 한 끼였죠. 배를 채우고 나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오네요. 아침 햇살이 충분히 들어오는 1층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비로소 여행을 왔다는 게 실감 납니다.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 보기도 하고,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도 주고받습니다. 이런, 퇴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얼른 짐을 챙겨 나와야겠습니다.
Day2) 11:00 경암동 철길 마을
달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경암동 철길 마을로 향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진가들의 출사 장소로 유명했던 이곳은 차츰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군산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비록 기찻길 주변으로 늘어서 있던 집들은 없어지고 가게들이 들어섰지만, 그 앞으로 나 있는 기찻길은 여전히 특이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죠. 오후가 되면 사람들로 꽉 차기 때문에 지금처럼 오전에 오는 게 사진 찍기도 좋고, 구경하기도 수월하다고 합니다. 현지인이 알려주는 팁이랄까요. 철길은 생각보다 금방 끝나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구경해도 30분 정도면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Day2) 11:30 카페미곡창고 SQUARE3.5
철길 마을을 나와 또다시 친구를 따라 걷는 길. 그가 갑자기 택시를 잡습니다.
"너무 덥잖아."
"인정."
덥지 않으면 바다가 보이는 길로 안내하려 했다는 친구는 못내 아쉬워합니다. 그러는 사이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 내린 곳은 카페미곡창고 SQUARE3.5입니다. 농협이 사용하던 오래된 쌀 창고를 개조해 만든 이곳은 군산 안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남겨진 옛 자원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고 부지였기 때문에 다소 외곽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철길 마을, 군산역 등과 가까워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 좋은 장소입니다. 카페는 창고다운 널찍한 공간을 자랑하는데요. 색 바랜 농협 마크만이 공간의 과거를 떠올리게 해줍니다. 건물 뒤에는 야외 테라스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야외 그늘에서 커피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넓은 내부는 마치 광장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인데요. 1층과 2층은 로스팅 실, 교육실, 제빵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저분 우리 학교 교수님이야."
"누구?"
희끗희끗한 머리의 사장님을 가리키며 고개를 끄덕이는 친구. 수업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전국에서 손꼽히는 큐그레이터(커피의 맛, 특성 등을 감별해 커피의 등급을 결정하는 직종)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매장 한편에 각종 자격증과 수상 기록이 빼곡히 쌓여있습니다. 군산 사람은 커피 한 잔도 허투루 마시는 법이 없는 걸까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커피 장인의 집에 찾아온 것 같습니다. 더욱 기대되는 커피의 맛. 장인의 집답게 게이샤 커피도 팔고 있네요.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원두로 만드는 게이샤 커피는 특유의 꽃향기와 과일 향이 난다고 하죠. 하지만 어제 오늘 먹느라 돈을 다 썼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합니다. 대신 직접 구운 빵을 곁들여 쟁반 가득 자리로 향했습니다. 커피는 산미가 감도는 산뜻한 맛에 고소한 향이 일품이었습니다. 산미 없는 커피를 좋아해 올 때마다 구암 아메리카노만 마신다는 친구는 익숙한 듯 환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끝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행복은 이렇게 카페 한구석에서 우리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카페를 나오는 길.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어 사장님께 다가갔습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을 해주시는 사장님.
"SQUARE3.5에는 군산의 역사가 담겨 있어요. 3.1운동이 일어나고 마찬가지로 군산에서 만세 운동이 일어난 날이 3월 5일이거든요. 이 주변 구암산을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운동에 참가하셨고요.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지었습니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수탈의 거점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던 장소입니다. 시간이 흘러 그때의 일들은 일상 속에 묻히고, 과거의 흔적은 관광 상품이 되었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정신마저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3.1운동 100주년인 올해(2019년), 카페미곡창고 덕분에 뜻깊은 기억을 안고 돌아갑니다.
큰 길가로 나오는 길. 역까지 바래다주겠다는 친구를 한사코 말렸습니다.
"진짜 괜찮겠어?"
"내가 애냐? 괜찮아."
"덕분에 재밌었다.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았어."
"잘 지내. 아프지 말고. 갈게!"
택시 창문 너머로 서서히 사라지는 친구. 여행 내내 데리고 다녀줘서 고맙다는 말도 못 전했네요. 여행 갈 지역에 토박이 친구가 있다는 건 큰 행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틀 동안 알차게 군산을 즐기고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군산에 친구가 없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잖아요. 현지인 못지않은 군산을 잔뜩 수집해서 돌아올게요. 다음은 또 어떤 군산을 수집해서 돌아올까요? 에디터의 군산 수집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