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싫고 이해 안 가, 대체 왜 그러지? 보기 싫다.'는 마음이 불쑥 올라올 때. 불편하다. 그럼 따라오는 생각은 '그래도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불편할 수 있어도 혐오해하거나 차별해선 안 돼..' '아니야, 거리 두고 싶고 그냥 너무너무 싫은 걸 어떡해.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고!'라고 내 안에 두 마음이 논쟁한다.
최근에 모임에서 나와 생활패턴과 선호가 매우 다른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들은 저녁 11시쯤 만나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끼니도 잘 챙기지 않고 운동을 안 하고 잠도 늦게 자면서 부족한 멜라토닌을 영양제로 먹어야겠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을 때 한심함이 들고 그들을 생각하는 그 시간마저 아까웠다. 현재를 즐기고 놀면서 동시에 건강하고는 싶지만 행동하는 건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 그들의 행동과 모습이 너무 구려서 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여기에 깔린 생각은 '자기 몸을 안 챙기는 사람은 비참하고 한심하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이 연결되어 있다.' '규칙적으로 생활을 안 하면 건강하지 않다.'는 등 여러 지식들이다. 거기에 깔린 감정,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도 있다. 다 내가 우선순위로 보고 노력하는 것들이다. 근데 전혀 그걸 중점 두고 살아가지 않는 사람을 볼 때 너무도 다르다를 넘어서 저건 제대로 사는 게 아니다. 저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매우 잘못된 사람이라는 생각.
한편으론 그들의 선택이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라는 그저 다른 것이라고 나 스스로 반박한다. 하지만 이내 굳이 그들을 생각할 필요가 없고 나의 가치와 삶에 집중하면 되지. 누가 이상하고 더 나은 걸까라는 생각의 고리를 끊으면 된다고 떠올리는 것도 피하고 싶다. 하지만 그저 다른 것이 왜 이리 불편할까? 나한테 피해를 안 주는데 싫을까?라는 생각은 흥미롭다. 그래서 계속 생각이 났다. 조금의 우월감을 느끼고 싶었는지 모른다. 내가 잘하는 것을 못하고 안 하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못났다고 생각하면 내가 더 멋지고 특별한 느낌이 드니까. 불편하게도 그렇다. 다른 감정은 외로움 혹은 내가 이상한가라는 감각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 규칙적인 생활, 배우고 성장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게 안타깝다. 나의 가치가 그 사람들에겐 중요하지 않으니 혹은 중요해도 실천을 안 하니 괴상하게도 존중받지 못한 느낌이 든다. 다른 결이라는 것이 그런 말일까. 또 내 안의 이중적인 마음이 있어서다. 이성적으로는 그저 가치관이나 생활패턴이 다른 거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그들이 틀리다,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낀다. 진심 깊은 곳에서는 고쳐야 할 습관이라고 판명한다. 결국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는 것이다. 내가 동경하지 않는 것, 멋진 것의 반대편에 서있는, 싫은 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여전히 서툴고 어렵고 우왕좌왕한다. 서로 삿대질하는 정치판을 보며, 동남아시아인을 무시하는 것을 보며, 페미니즘에 대항하는 백래시를 보며, 이런 비슷한 것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고 너는 틀리다고 아니라고 하면서 내가 옳다고 하는 것. 여전히 내게도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포용한다는 것은 하나의 풀리지 않는 숙제와 같다.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지만 머리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혼란스럽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복잡한 거다.
난 엄마가 수용하기 힘들다. 엄마는 마구마구 짐을 아무 데나 쑤셔 박아 넣고 새로운 것을 산다. 다 먹지도 못할 식재료를 최대한 많이 받아서 결국엔 버리거나 방치한다. 엄마를 보며 여전히 불편하지만 잔소리를 줄이려고 한다. 잘 변하지 않는 부분은 이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겠지 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