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by 느린토끼


“뭔가 달라졌네요?”


직원분 중 갑자기 이목구비가 또렷해져 물어보니 라식(시력교정술)을 하였고 강력하게 추천한단다. 나도 역시 라식을 고민한 적이 있다. 내 안경 쓴 모습을 본 이모부가 “인물이 안 산다”라며 “요즘엔 다 눈 수술하던데?”라는 말이 기억난다. 난 그 말이 굉장히 거슬렸다.


‘여자는 더 예뻐야 한다’, ‘꾸며야 한다’는 압력으로 느껴져서다. 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안경을 썼다. 안경과 함께 한세월은 20년이 되어가니 공기와 물처럼 내 신체 일부가 되어 안경을 쓰는 게 전혀 불편하진 않다. 내가 라식을 한다면 편리함보단 ‘외모’ 때문이다.


광고에선 끝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이 제품을 쓰면 멋있고 예뻐질 수 있다며 선망하는 멋있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끝없이 각인시킨다. 사람들은 스스로 꾸미길 선택했다고 믿지만, 광고나 미디어의 영향도 크다. 나는 화장이나 머리 세팅에 관심이 없다. 난 편안한 게 좋아서 바지를 주로 입는다. 아름답게 꾸미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내 생활 방식에는 맞지 않는다.


멋져보이면 좋지만 꼭 잘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꾸밈없는 모습이 담백한 내면을 반영하고 나를 잘 드러낸다.


외모에 대한 기준을 광고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볼 수 있다. 그중에 하나가 청첩장을 볼 때 드는 의문이다. 왜 안경 쓴 신랑은 흔한데 안경 쓴 신부는 없느냐는 것이다. 여자와 남자에게 적용되는 외모의 잣대가 다르다는 것은 익히 안다. 날씬해야 하고 눈은 크고 이목구비가 조화롭고 뚜렷해야 한다.


라식을 고민했지만 하지 않은 이유는 외모에 대한 압력에 순응하고 싶지 않아서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 안경을 쓰고 화장기가 하나도 없어도 수수한 매력으로 빛나고 싶다. 물론 정말 꾸미는 행위 자체가 좋아하는 사람을 비하할 의도는 없다. 라식도 자신의 편의에 따라 할 수도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꾸미기는커녕 잘 씻지조차 않는 남자들에겐 뭐라 하지 않으면서 뚱뚱하거나 못생긴 여자들에게 살 빼고 꾸미라며 핀잔을 주는 불평등한 행태다.


아름다움은 다양한 무지갯빛 속 스펙트럼 같다.


목련, 벚꽃 그리고 철쭉이 다 나름의 매력이 있듯이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빛난다. 안경을 꼭 벗어야, 화장해야, 옷을 차려입어야, 날씬해야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꾸미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어떤 꽃은 화려하고 다른 꽃은 수수한 것처럼 서로 다른 것 자체가 찬란하다. 다른 사람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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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름다워지고 싶지만,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싶다. 꾸준한 운동으로 활력이 넘치고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날 만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일에 대한 공부를 하며 평온한 일상에 감사하고 힘들어도 그 속에서 교훈을 찾으며 성장한다. 이게 나만의 ‘들꽃 같은’ 매력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목조목 귀여운 꽃. 산바람을 맞아 강하게 뿌리내린 단단한 꽃이다.


모두가 나만의 멋짐에 집중하면 좋겠다. 자신만의 특장점을 이해하고 잘 발휘한다면 저절로 빛난다. 자신의 매력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다보면 누가 날 어떻게 보는지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래서, 안경 쓴 아름다운 노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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