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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나무 Oct 20. 2021

초등 저학년 독서

(5)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고 고민을 많이 하는 엄마들이 많다.     


  나는 책 읽기도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게임을 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독서가 절대 우위에 있어야만 하거나 꼭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독서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구적 행위이며, 인간의 사고력 자체를 높여주는 행위로써 현대생활에서 고등적인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행위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독서를 능수능란하게 하고 독서를 즐거워할 수는 없다는 다소 슬프지만 현실적인 진실이 있다. 모든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르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게임을 잘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이 독서를 잘할 수는 없다.     


  평생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부르짖으며 독서를 종용했던 사람으로서 다소 절망스러운 진실은 독서를 즐겨하지 않아도 매우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도 많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많다. 심지어 책이라고는 일 년에 두 번 독후감 숙제할 때만 읽는데도 책의 줄거리를 매우 잘 정리 요약한 깔끔한 독후감을 제출하여 전교 독후감 상을 한 번도 빼지 않고 받아서 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던 우리 반 반장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럼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에겐 책을 안 읽혀도 되느냐며 안도하는 어머니들도 있는데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고 해서 너무 좌절할 필요도 없고, 아이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 독서의 무용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뭐래도 독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아이의 독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활동적인 아이라서 앉아서 하는 것이 답답할 수도 있고. 한글의 이해가 다소 늦은 아이도 있다. 한글을 읽고 쓰면 한글을 뗐다고 생각하는데 한글의 음을 읽고 쓰는 것과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독서에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활동적인 아이는 책 읽는 시간을 너무 길지 않게 하고, 책을 읽고 나서 활동을 하는 식으로 하면 자기가 원하는 활동을 위해서 책을 읽기도 한다. 단 지나치게 독서의 보상을 크게 주면 안 된다. 독서가 주가 되어야지 다른 것을 위해서 책을 읽다 보면 보상이 없으면 읽지 않게 된다.    


  한글의 이해 능력은 사실 타고난 언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을 떼는 그 시기에 뛰어난 이해 능력은 타고난 재능으로 이런 경우 앞에서 말한 경우처럼 그다지 책을 읽지 않아도 기본기가 탄탄해서 고등학교 때 국어 성적이 좋고 글을 잘 쓰기도 한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 이해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글을 뗀 아이들은 자신이 잘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우리가 영어 단어를 읽고 쓸 수 있다고 해서 영어로 된 책을 다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영어도 문장을 읽게 되면 다 아는 단어인데도 전체적인 해석이 얼른 안 되는 수가 많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의 경우가 많다. 분명히 아는 단어이고 쓰고 읽을 수 있지만 문장으로 읽으면 이해를 못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책 읽기를 싫어하게 된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니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면 읽기 전에 책에 나온 단어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는 것도 좋다. 또는 읽을 때 모른 단어를 물어보면 대수롭지 않게 가볍게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단어 모르는 것에 집착한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단어의 뜻을 물어보지 않고 그냥 읽게 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단어 이해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읽으면 나중에는 모르는 단어도 문맥 속에서 뜻을 이해하게 된다.    


  문장의 이해가 어려운 경우에는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천천히 반복적으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다 보면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의미도 잘 이해하게 된다. 이럴 경우는 적은 분량을 꾸준하게 반복적으로 읽는 것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난독증 같은 문제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도 어린 시절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다.     


  심리적인 이유로 책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는 사람은 어려서 아버지가 책을 좋아하셨는데 엄마가 아주 싫어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경제적 무능의 이유를 독서에서 기인했다고 아버지를 공격했고 내 지인은 책을 많이 읽으면 안 좋은 것이라 생각해서 읽지 않았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매우 예민해서 부모가 독서에 대해 부정적인 성향을 보이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이나 유튜브 등 독서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하기 위해 책을 안 읽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독서가 게임이나 유튜브와 싸워 이기기 쉽지 않다. 아이가 게임이나 유튜브보다 책에 먼저 노출되지 않으면 독서는 항상 뒷전이 된다. 부모가 아이 어려서부터 책을 즐겨 읽고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면 아이들이 보다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다.    


   어쨌든 아이가 책을 싫어하거나 독서를 기피할 경우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를 알면 책과 친해지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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