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에는 필자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도 일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임만 해도 돈을 벌 수는 없을까?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볼 법한 생각이다. 그러한 생각을 겨냥한 듯, 지금 게임업계에는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가상화폐로 유명한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이 접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블록체인과 게임의 접목은 쉽게 말하자면 가상화폐를 통한 P2E(Play To Earn)을 의미한다.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가상화폐를 취득하게 되고, 그 가상화폐를 현금화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 말 그대로 '게임만 했는데 돈을 버는 상황'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 다루게 될 위메이드의 경우, '위믹스'라는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를 이용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플레이어들은 이 가상화폐를 현금화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게임 내 화폐로 이용하거나 게임 관련 NFT 거래에 이용할 수도 있다.
위메이드는 현재 이 분야에 있어 자타공인 국내 대표 선두주자이다.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기술회사인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하면서, 위메이드는 블록체인과 게임을 접목시키는 차세대 게임 사업에 도전하기로 공언했다. 신생 시장에 도전하는 만큼 위메이드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위메이드의 계획은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갔다. 앞서 언급한 '위믹스'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국내 대형 거래소 4곳(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및 해외 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켰으며, 동명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런칭해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 및 해외의 여러 게임사들과 온보딩 MOU를 체결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 출시된 위메이드의 신작 '미르 4'의 경우, 블록체인 게임 특유의 돈을 벌 수 있다는 재미와 '미르'라는 인기 IP를 잘 활용한 게임성을 토대로 여러 글로벌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위의 내용만 보면 위메이드의 새로운 도전이 꽤나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 1월, 위메이드가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벌어졌다. 자신들이 보유한 '위믹스' 1600억 원어치를 공시도 하지 않은 채 매도해버린 것이다. 물론,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 시장과 달리 대규모 거래에 공시 의무가 없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가상화폐 백서의 기준에 따라 매도를 행한 것이기 때문에 위메이드의 거래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제도가 있고 없고, 기준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투자자는 보호받아 마땅한 자들이다. 기업과 달리 투자자들은 내부 정보 접근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둘 사이의 정보 불균등을 고려하지 않은 위메이드의 태도는 그야말로 비판받아 마땅했다.
비공시 대량 매도로 떠들썩했던 위메이드는 지난 10월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그들의 가상화폐인 '위믹스'가 가상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DAXA)에 의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것이다. DAXA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뤄진 협의체이다. 해당 결정에 따라 '위믹스'는 기존에 상장돼있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4곳에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일제히 지정되었다. 원인은 위메이드가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 내의 '위믹스'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 사이의 규모 차이였다.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자칫 잘못했다간 거래 지원 종료(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해당 소식은 안 그래도 비공시 대량 매도로 금이 가있던 투자자들의 신뢰에 또 한 번 상처를 줬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DAXA가 지난 24일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유통량 문제와 더불어, 상장폐지 가능성이 없을 거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발표한 점, 소명기간에 제출한 자료에 오류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 이번 결정의 근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해당 소식이 발표된 후 '위믹스'의 시세는 엄청난 급락을 보여줬다. 국내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을 기준으로 24일 시가 대비 종가가 무려 -71.05%를 기록했을 정도였다.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위믹스'가 상장돼있는 국내 거래소들 중에서 업비트만 유일하게 유통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고, 그마저도 업비트에 상장된 대다수의 코인 회사들이 예상 유통량을 제출하지 않았는데 왜 유독 '위믹스'에게만 강력한 기준을 적용하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업비트에 유통량 가이드라인이나 거래소에서 사용하는 계산식 등을 요청했음에도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도 현재 상황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번 결정이 정말 DAXA의 주장대로 위메이드의 부주의함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위메이드의 주장대로 업비트의 '슈퍼 갑질'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투자자들은 이미 위메이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지난 1월의 비공시 대규모 매도 사태부터 시작해서 지난 10월의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사태, 그리고 이번의 거래지원 종료 사태까지,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이다. 이번 사태가 정말 업비트의 '슈퍼 갑질'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떠나가버린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게임은 그 잠재력을 인정받은 만큼, 현재 국내 여러 게임회사들이 크건 작건 눈여겨보고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아직 미개척된 황무지와도 마찬가지이므로, 기업들이 섣불리 나서기엔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위메이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블록체인 게임계의 국내 선봉대장으로서, 다른 기업들이 보고 배울만한 모범이 되었어야 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바다이야기'사태 이후로 P2E게임을 엄격하게 금지해오고 있으며, 해당 게임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도 부정적인 편이다. 그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향한 믿음을 형성해 주는 것이 위메이드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메이드는 그러지 못했다. 비공시 대량매매, 투자 유의 종목 지정, 거래지원 종료, 올해에만 벌써 세 번의 사건이 터졌다. 그리고 그 세 번의 사건 모두 해당 시장을 향한 믿음을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한 사건들이었다. 선봉대장인 위메이드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데, 국내의 어느 누가 마음 놓고 해당 시장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메이드의 도전 정신과 끈기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위메이드가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조금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참고 자료>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689123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689098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689160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20112/111202703/1
https://www.ddaily.co.kr/news/article/?no=249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