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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원 Oct 12. 2021

외롭지만 불행하진 않아

눈물 한 방울의 위로


가전 소리로 가득한 캄캄한 방안 숨막힐듯한 침묵만 흘렀다. 침대에 누워 올려다 본 천장은 아무 말 없이 나를 응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보일 듯 말듯한 희끗한 천장을 바라보았다. 뭔가를 찾기라도 한 듯 천장 한 곳에 시선을 멈췄다. 그리고 얼마 후 뜨겁고 짭조름한 눈물 한 방울이 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눈물주머니가 터지기라도 한 듯 눈물은 좀처럼 멈출 줄 모르고 온 얼굴을 축축하게 만들었다. 코도 맹맹하지고 눈도 퉁퉁 부은 게 굳이 불을 켜고 확인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요동치던 마음이 진정된 후 조금 전 나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역시나 천장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했다. 헛헛하고 쓸쓸한 알 수 없는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북받쳐 어떤 감정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웠다. 뭐 때문일까? 왜 갑자기 눈물이 빗물같이 흘러내렸을까… 마음의 소리에 조용히 눈 감고 귀 기울여 봤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테니.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확실한 믿음과 관계, 그리고 결국엔 나 혼자라는 생각. 분명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갖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데…그 관계들 속에 진실된 관계가 많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들에는 참 공허하고 씁쓸한 마음이 든다.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닌 사랑해줘야 된다는 존재임을 알고 있음에도 때로는 그 사실이 너무 야속하게만 느껴질때가 있다. 나도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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