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풍부하게
우리는 육, 혼, 영이 깃든 동물을 인간이라 부르지만 육만 가지고 사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요즘엔 사유하는 사람도 찾기 어려운 판에 영적인 사람을 만나기란 더더욱 그렇다. 인간의 로봇화는 갈수록 심해질테지만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이것을 찾고 추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것은 낭만이다.
낭만은 내가 자유 다음으로 좋아하는 단어이다. 어릴 때 보던 천사들의 합창에서 통통한 여자애가 연신 ”너무 낭만적이야“를 말 할 때만 해도 낭만이 뭔데 저라노 싶었지만 지금 나에게 자유와 낭만이 없는 삶을 강요한다면 죽음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낭만은 나의 영혼을 풍부하게 해주고 나를 철학적인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낭만이 있는 사람은 성공과 행복을 단순히 보여지는 것으로 기준삼지 않는다. 남에게 따뜻한 미소 한 번 날릴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 행복하다 자랑할 수 있겠는가. 낭만은 단순히 멋지네, 재밌네, 맛있네로 끝나지 않는다. 감정이 아닌 감성으로 세상을 대하기 때문에 경험하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된다. 차 한 잔을 마셔도, 길 가에 하늘거리는 이름모를 꽃만 보아도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이 낭만이다.
나는 낭만적인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한다. 고요히 책을 읽거나 예술품이나 자연을 감상하는 여유가 있는 사람, 산책과 사색을 즐기는 사람, 석양에 북받침을 느껴 본 사람, 음악에 심취해 울거나 웃어 본 사람과 대화를 한다면 나의 영혼은 춤을 출 것이고 나의 육신도 덩달아 강해질 것이다.
낭만은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서술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한 감상의 재잘거림이다. 삭막한 사회, 각박한 일상을 뒤로 하고 자신만의 낭만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낭만이 채워진 삶은 행복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