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은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
사람은 다양한 욕구를 가진다. 식욕, 성욕, 수면욕 뿐만 아니라 물질, 학벌, 출세, 명예 등의 모든 욕구는 자칫하다가 중독이 되고 그것으로 자기 파멸에 이른다. 이 중에서 가장 위험한 욕구는 권력욕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군림하고 통제하는 것만큼 짜릿한 것도 없다. 모두가 내 앞에서 굴신거리고 나를 하늘처럼 떠받들어준다면 누구라도 우쭐해지기 마련이다. 소모임이라도 완장을 채워주면 그걸 가지고 거드름 떠는 게 인간이다. 권력 맛을 보면 멀쩡했던 인간도 악마로 변해간다.
권력을 쥔다는 것은 달리는 호랑이 등 위에 올라탄 것과 같다. 거기서 내려오면 호랑이 밥이 되고, 아부떨고 위축되던 사람들은 더이상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죽을 때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려 애를 쓰고, 떠나겠다고 해놓고 다시 도전한다고 번복한다. 권력자의 눈에 들어서 혜택을 받는 경우도 위험하다. 그 순간은 좋고 편할지 모르나 언제 팽당할지 모른다. 그 위치를 지키려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눈치를 보게 되며 자유가 사라진다.
장자 추수편에는 장자가 관직 제의에 거절한 일화가 나온다. 장자는 벼슬을 삼천년 전에 죽은 거북이가 사람들에게 떠받들여지는 것으로 묘사하였는데, 자유를 중요하게 여겼던 장자는 진흙에서 맘대로 돌아다니는 살아있는 거북이가 되길 바랬다. 진정한 리더나 정상적인 사람은 장자처럼 권력에 관심이 없고, 권력을 가지려는 자는 통제욕이 가득한 이기적인 사람일 뿐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제대로 된 정치인을 못 가진 이유이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권력이 필수라고 하지만, 결국 그 권력은 자기 편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될 뿐 공익성은 거의 없다.
총선이 다가온다. 색깔만 다르지 권력욕에 가득 찬 사람들끼리의 대결에 그 어떤 관심도 기대도 희망도 없다. 투표는 하기 싫지만 최악이 당선될까봐 꾸역꾸역 도장 찍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앞으로도 덜 싫은 사람이 아닌 정말 필요한 사람을 뽑게 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본성이 이상적이고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에 유토피아적인 국가는 꿈꾸기도 어렵지만 개개인이 늘 깨어있고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용기만 갖춘다면 조금씩이라도 천천히 발전하는 사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