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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자유리 Dec 29. 2019

부디 돌아가세요. 제발 우회하세요.

자유리 일기 


#


여유와 사색 우리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단어. 

저는, 

조금 더 사람들이 게을러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게을러진다는 것이 단순히 놀고 먹으며, 꽁으로 쉽게 산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무언가를 막연하게 오랫동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돌아보면서 자신의 일을 해나가길 바라는 것이죠.



왜냐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시대는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그림도 그려보고, 글도 적고, 생각도 표현해보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으면서도 또 때로는 개인만의 시간을 지킬 수있는 삶의 밸런스가 중요해지는 요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위해서 너무 역설적인 상황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바쁜 하루를 보내고나면, 내 개인의 시간을 지킬 수 있는 여유따위는 마치 사치처럼 느껴지기 십상이죠.



그렇죠.

우리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별로 없는것만 같아요.

그저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도 바쁜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 같아요.

침대에 누워서 잠자리에 들기전, 스마트폰을 손에 놓을 수 없는 이유도

사실은 나에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정말 끝도 없을 것이란 걸 

우린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에 지레짐작으로 포기해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얼마전 연말파티에서 모인 많은 사람들






하지만,

사람이 다 다르게 생긴 것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다른데, 우리는 왜 언제나 비슷한 도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저는 여기에 항상 강한 의문점을 품으며 살았어요.




사실, 

제가 입시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저는 남들과 다른 사업방식을 많이 도전했었어요.

애들에게 하천에 뛰어들어가기도 하고, 학원에서 춤도 추기도 하고, 뭐 암튼 이상해보이지만,아이들의 감각을 열어주는 수업을 많이했죠.

그러다가 엄청 사업을 깨먹기도 했고, 학생들과 부모님 모두가 반대를 하는 경우도..

갑자기 그때를 생각하니 속이 또 쓰려지네요.


입시학원에서 아이들과 운동프로그램 진행중









저는, 

그때 제가 틀렸다고만 생각을 했어요. 

나는 안되는 사람이구나. 나는 매번 도전만 하기 급급한 사람이구나..

그러고는 한참뒤에 깨달았지요. 



아무리 노력해봤자 사회가 재단한 도식안에서는 내가 가진 한계를 끊어낸다는 것이 쉬운것이 아님을 말이죠.





아주,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저는 10년간 운영하던 학원을 그만두고,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도전을 하게 되죠. 

사람의 감각을 열어주고, 자신을 치유해주는 사업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지요.

인생은 단 한번뿐이니깐. 내가 원하는 그대로 끝까지 한번 가보자는 마음뿐이었지요.




함께 해준 친구들. 나의 사람들.




그런데, 

이건 도저히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왜냐면 아무도 제 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당신의 감정을 치유해드립니다. 라고 이야기했을때,

그곳이 교회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모든 세일즈는 실패하고, 사업은 돈을 계속 부어라부어라 하더군요.

1년간 1억가까운 돈을 까먹기도 했지요.


저는, 

제 전문성을 키우는 과정 만큼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명, 한명의 팀원들을 모아야만 했어요.

저는 당시 학원에서 함께 일하는 알바선생님들에게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우린 2년간 독서 토론을 해서 오랫동안 생각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서, 저는 이들에게서 엄청난 가능성을 느낄수 있었죠. 

뭐.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얼굴에 낙서를 하고 도망간 동료



한, 

선생님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세상에 불만을 많이 가진 분이셨어요.

다른 선생님은 과거의 상처로 인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를 죽기보다 두려워했던 분이셨죠.

또 다른 한 분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작은일조차 도전 조차 하지 못하는 분이였어요.

그리고 저는 언제나 척을 잘하는 외롭고 열등감 많은 사람이었어요.



우리는,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미래에 대한 이야기부터, 진로, 철학, 마음등등 거의 15시간 이상을 2년간 함께 지냈지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일상속에서 다양한 행동과 경험들을 했지요.








고목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죽은, 

고목을 슬퍼하여 장례식도 열어줬고요. 

물통을 가지고 재밌는 영상을 찍고,

두물머리에 가서 괴물 개구리 영화도 찍었어요.

서해안에서 갈매기하고 집단으로 싸워본적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처참하게 졌죠.

지하철에서 자신의 미래를 외치기도 했고, 

삼청동에서 미친듯이 거리에서 춤을 추기도 했어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깐 저희가 정말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네. 이상한 사람이 맞아요.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각자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매일이 전쟁과 같았어요.

서투른 감정을 다루는 법이 미숙해서 우리는 각자에게 실망감을 주었고, 

저는 그때마다 함께 사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다시금 깨닫게되었지요.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번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고 다시 소통을 하고,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죠.

사실 그때의 괴로움을 함께 했기에 우린 2년의 시간동안 돈 한푼 벌지 못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견뎌 낼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커뮤니티 모임





특별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당연히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한두명씩 알게되었어요.

그 중에 한분이 있었어요. 뭔가 온 우주를 가슴에 품은것처럼 살아가는 이 분을 만나자 마자, 저는 이 분이랑 같이 일해야 한다는 건방진 생각을 했죠.

그래서 한 1년 동안 지속적인 구애작전을 펼칩니다.

이 분이 하는 모임에 가서 예쁜척도 많이하고, 이것 저것을 많이 질척거리기도 많이 했지요.

그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저는 마침내 이 분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어요.







그렇게, 

한분한분이 모여 우리는 이상한 개념의 패밀리가 되었어요.

어딘가 한군데 씩 하자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돌봐주듯이 시간이 지나다보니, 

우린 이상한 연대의식이 생겼어요.

마음아프지 않게 돈을 벌자. 건강하게 게을러지자는 마음으로 우리는 사업을 하고있습니다.











재밌게도,

그 과정에서 이들은 엄청나게 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자신있게 생각 할 수 있었어요.

사람들의 감정을 치유해주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건강한 이들이 만들어가는 콘텐츠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가 정말 많이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요, 

게을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요.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건강하게 게을러지기를 바래요.

단순하게 살아가면서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요.


오랜 시간 고민끝에 나온 어제의 모임이 저에게는 더 특별한 이유에요.

이제 어느새 이 이상한 모임에는 약 100여분의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고,

감사하게도,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감정 수업을 마친뒤 예쁜 사람들





그만큼,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는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급한 마음에 빠른 성과를 원하며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인생은 마라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길게 보셔야해요.

그래서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돌아갈 것을 고민하시길 바래요.

저의 지난 3년간의 행보는 제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자유리. 급히가려던 길은 돌아가는 길보다 못해."







등에 칼을 꽂고있는 내 동료




주변에 급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 분들에게 속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좋은 사람들,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세요.

그러면 생각에 힘을 얻으실거에요 

그 마음을 담아서 오늘 글을 적어보아요.







2019. 12. 29.

자유리 일기 



#결국 #함께여서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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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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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fe.naver.com/saramin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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