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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자유리 Jan 11. 2020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가?

진짜 자기계발서


흔히들 무언가를 배울때, 우리는 이런 말을 듣는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건가요?"
"당연히 하던 거니깐 그렇지. 그냥 자연스럽게 해."


하지만, 이 말은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왜냐면, 심연의 나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자연스러움이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데.."




제주도, 비자림에는 돌 사이에 끼어 수백년을 살아온 나무가 있었다.

나는 그 나무를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빛깔치는 햇살 아래 나무는 조용히 그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고, 

그는 자신의 차가운 삶에 비극 한점 남기지 않았다.



그가 맞이한 냉정한 현실은 물 한방울 쉽게 허락되지 않을 것처럼, 마르고, 건조해보였다.

그러나 나무는 자신의 뿌리를 깍아내는 처절한 반응만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자연 앞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돌 사이에 뿌리내리고, 수백년을 버티고 서 있던 갈라진 나무 
그 나무는 과연 자연스러움인가? 아닌가? 








© sotti, 출처 Unsplash






위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의 잣대는 광할한 바닷를 항해하는 6평 낚싯배의 오래된 핸들과 같다. 

우리가 그 작은것을 쥔채, 분수를 모르고, 의기양양만하다면, 우리는 과연 자연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무엇을 더 생각할 수 있겠는가?



생각해보면, 자연은 그 어떤 윤리적인 판단도, 인간적인 기준도 존재하지 않았다.

현상은 흘러갈 뿐, 그 어떤 잣대도 허용하지 않았고,

그저 냉혹함, 엄격함, 자연을 둘러싼 생존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인간만은 아직도 누군가를 향한 서슬퍼런 잣대를 겨눈다. 




아담이 갈비뼈를 훔쳐 사과를 따 먹은 그 날부터, 인간은 조물주에게 화살을 날리기로 결정했다.

그 화살이 뿌리가 되어, 우리는 신의 죽음 마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명과 인간의 승리는 기름진 내장속에 가득찬 자만으로 남았고,

아이러니하게, 인간은 유일하게 지구상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일지를 깨달아야 하는 숙명같은 과제를 부여받게 되었다.



자신만이 가진 유일한 능력으로 발목이 잡혀, 우리는 인간 본연이 가지고 있는 고귀한 생명력과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이 되어간다. 그렇게 우리는 생명의 자연스러움을 잃어가게 되었고,

여전히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할지 고뇌하는 슬픈 고아로 남게 되었다.









© Bessi, 출처 Pixabay






우리 모두는 그렇게 자연스러움을 잃었다.

그래서 자연스러움은 더 이상 누구의 것이 아니며,

그 어떤 누구도 너에게 자연스러움을 강조 할 수 없다.



그 행위는 자연의 명목을 빙자한 누군가의 더러운 의도일 뿐이다.

누군가가 그대의 그 무엇을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대가 좋다면, 그건 그대의 자연성이 맞다.

자연스러움은 생명력을 키우는 모든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움은 분명 당신의 것이 맞다.

그리고 당신은 이제 당신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받아야만 한다.

그래서 당신만의 자연스러움을 지켜낼 수 있는 당신만의 기준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당신의 조화는 당신의 기준으로부터만 피어오를 것이다.

왜? 조화는 자연성에서만 꽃피우고, 생명은 조화 속 하늘의 결실이니깐 말이다.













장자의 이야기속에서 조금의 힌트를 얻어보길 바란다.





생명을 보위하는 법칙이란 하나를 끌어 안을 수있는가? 또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가?

점을 쳐 보지도 아니하고 길흉을 알 수 있는가? 멈출 수 있는가? 그만둘줄 아는가? 다른 사람은 놔두고

자기에게서 찾을 줄 아는가?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가? 멍한 모습으로 찾을 줄 아는가? 어린아이처럼 행동할 수있는가?를 말함이다.

어린아이가 종일토록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것은 조화가 지극하기 때문이고 종일토록 주먹을 쥐고 있어도 손이 저리지 않는 것은 그것이 본성과 합치되기 때문이고 종일토록 눈을 뜨고 보아도 깜박이지 않는 것은 집착하는 대상이 밖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길을 떠나도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머물러 있어도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며 다른 사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물결치는 대로 함께 흘러가는 것이 생명을 보위하는 법칙이다.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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