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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화록

긴 휴가를 다녀온 동료에게

250107

by 서자헌

어디서 읽었는데

죽어라 일만 하는 건

고속도로 달리는 거랑 비슷하대요.

고속도로 위로 한참을 달렸는데

창밖 풍경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거죠.


어쩌면 말이에요.

선미님이 언젠가 지난해를 돌아보면

겨울 휴가만 떠오를지도 몰라요.

집 근처 도서관에 느긋하게 걸어가서

해리포터 빌려 읽은 기억이랑

비싼 오마카세 집에 가족들 데려가서

시원하게 카드 긁은 기억이랑


고속도로 생각하면 정말

휴게소만 기억나잖아요.

핫도그 먹은 거랑

호두과자 먹은 거랑


그러게 말이에요.

이왕이면 국도로 갈까 봐요.

꽃도 보고

가다 서서 낮잠도 좀 자고

여기로 샜다 또 저기로 샜다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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