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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화록

잠시 회사를 떠나는 동료

241218

by 서자헌

엄청 설레면서 다녔죠.

지난달에 딱 오 년 지났더라고요.

이 회사 다닌 지가.


제가 몇 년 전 베트남 팀에 있을 때

소액 신용 대출 서비스를 만들었거든요.

어떤 사용자는 그 서비스 덕분에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대요.


무슨 일이었냐면,

한밤중에 아이가 엄청 아파서

급히 병원에 가야 했던 거예요.

그런데 돈이 없더래요.

며칠 뒤면 월급이 들어오는데

당장 쓸 돈이 없는 거예요.


베트남은 아직 완전한 신용사회는 아니에요.

카드 대신 현금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금융 서비스 이용률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요.

그래서 급히 돈이 필요하면

은행 대신 주변 지인에게 빌리거나

아니면 전당포 같은 곳에 가는 거죠.

그런데 밤이 늦었으니

그 마저도 어려웠던 거예요.


그러다 저희 대출 서비스가 생각이 난 거죠.

혹시나 하며 신청해 보았더니

바로 통장에 돈이 들어왔고요.

덕분에 아이는 무사히 진료를 받았대요.

제가 만든 서비스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된 거죠.


하하, 기분이 되게 좋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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