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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Aug 04. 2020

골프는 운동인 듯 운동 아닌 공치기 게임?

골프 스코어에 대해 책을 보면서 외우던 때가 있었다. 입사 시험을 보러 다니던 시절 상식 책이란 걸 보면서 농구는 5명 이서 하는 스포츠,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라는 걸 머리로만 외웠더랬다. 이른바 상식 시험에서는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모르니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아울러 방대한 시사상식을 그냥 머리에 집어넣던 때였다. 이해하기보단 그저 암기했다. 


그때 골프라는 낯선 종목은 골칫덩어리였다. 스코어를 매기는 방식이 특이했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가 공을 많이 넣거나, 빨리 넣어야 이기는 게임이 아니었다. 선수들끼리 몸싸움을 해서 공을 뺏거나 하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공을 움직여 정해진 홀에 정해진 타수보다 적게 넣어야 한다. 볼 하나를 놓고 경쟁하지 않고 선수마다 각자의 볼을 놓고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운동이라 함은 모름지기 빨리, 멀리, 세게 하며 호흡이 거칠기 마련인데 이건 뭔가 운동인 듯 운동 아닌 공치기 놀이 정도로 보였다. 


‘뭐 이런 게임 같지도 않은 게 있담.’ 


스코어를 매기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으니 외워야 할 것도 많았다. 파(PAR)는 뭐고 버디(Birdie)는 뭐고, 보기(Bogey)는 뭐란 말인가. 일단 스코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를 이해해야 한다. 각 홀의 기준 타수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홀은 파 3홀, 파 4홀, 파 5홀로 구성된다. 파 3홀은 공을 3번 만에, 파 4홀은 4번 만에, 파 5홀은 5번 만에  홀인(Hole in) 해야 한다. 


기준 타수보다 더 많이 치는 경우는 좀 단순하다. 1개 타수 오버는 보기(Bogey)다. 2개 타수 오버는 더블보기, 3개 타수 오버는 트리플보기, 4개 타수 오버는 쿼드러플보기다.


기준 타수보다 적게 넣을수록 유리한 스포츠인데 외울 게 많다. 조류 3총사로 이해하면 되는데 일단 작은새를 뜻하는 버디(Birdie)는 기준 타수보다 1타 적은 타수로 홀인하는 것을 말한다. 파 3홀에서는 2번 만에, 파 4홀에서는 3번 만에, 파 5홀에서는 4번 만에 홀인한다는 의미다. 버디는 가끔 볼 수 있다(나는 아직 한 번도 못해봤지만).   


독수리를 뜻하는 이글(eagle)부터는 실제로 라운드 나가서 보기가 어려운 스코어다. 기준 타수보다 2타 적게 넣는 건데 파 4홀에서는 2번 만에, 파 5홀에서는 3번 만에 홀인하는 거다. 파 3홀에서는 홀인원이 되겠다. 알바트로스(albatross)라는 것도 있다(나는 책에서만 봤다). 하늘을 나는 새 중에서 가장 큰 종류라고 한다. 기준 타수보다 3타수 적게 홀인하는 것을 말하는데 파 5홀에서 2번 만에 홀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홀인원(Hole in One)은 티샷으로 홀인 하는 경우다. 홀인원은 실력보다는 운이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구경도 못해봤다.  그 와중에 혹시나 내가 실수로(?) 홀인원을 해버리면 어쩌지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항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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