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양 Dec 27. 2020

뜻밖의 미니멀리스트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된 이유

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이다. 물론 추구하고 지향하는 사람이지 그걸 실천하는 사람은 되지 못했다. '올해는 옷을 사지 말아야지.'하고 결심하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땡큐 세일에 맞추어 옷을 샀더라. 


나는 왜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었을까?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상처에서 멀어지고 싶었나 보다. 더 이상 내 상처를 흡수한 물건을 곁에 두고 싶지 않았나 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나를 미니멀리스트가 되게 만든 것은 '돈'이다. 돈이 없어서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 내 피부는 극건성이다. 그래서 건조한 겨울에는 두드러지게 수분과 유분이 모두 부족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딥한 크림이 필수이다. 그 와중에 극 예민성 피부라 잘못 발랐다가는 두드러기 같은 것들이 올라오더라. 그래서 값이 비싼 제품들을 위주로 써봤다. 그런 제품들은 대부분 적은 용량이기 때문에 매달 구매해야 되더라. 어떤 달은 도저히 크림에 쓸 수 있는 돈이 없어서 바디로션으로 구매한 크림을 얼굴에까지 도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보다 피부에 잘 맞더라. 그리고 스킨처럼 미스트를 항상 뿌렸는데 그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어서 생략하고 이 크림만 바르고 있다. 여러 개를 바를 때랑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 그래서 지금까지 크림 하나로 몸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샴푸도 하나다. 린스나 트리트먼트, 헤어 에센스를 모두 생략하고 샴푸 하나만 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큰 차이가 없다. 바디워시와 핸드워시도 모두 하나다. 심지어 플라스틱을 적게 쓰기 위해 솝으로 이용한다. 이렇게 쓰는 것 역시 나쁘지 않더라. 별로 달라지는 없었고, 오히려 지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미니멀리스트도 나쁘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굿바이, 블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