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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Aug 05. 2024

완벽한 것이 최선은 아니었다.

어설프게 알았던 시간들.




확실히 알고나면 질문이 없어진다.

어설프게 알았던 시간들이 소중해지는 건

어떤 확고함, 명확함을 주진 않았지만

논리없는 말들이 주는 따뜻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 몇 퍼센트가 주는 믿게 하는 힘.

그 힘에 의지해서 살아지는게 어설픈 시간들이다.

알아간다는 건 쉽게 지칠 수도 있다.

완벽한 것이 언제나 최선은 아니었다.






나에게 약은 두발로 자유롭게 걷다가 쉬어갈 수 있는 카페,

맛있는 커피 한잔, 초록이 숲,

매일 조금씩 커가는 낮은 풀과 나무,

꽃의 움직임을 보는 일.


시원한 바람, 나무 그늘, 물 한잔,

보기만 해도 배부른 책방, 사고 싶었던 책을 만지는 일.


걷다가 만난 흙길, 일부러 돌아가는 골목길,

멀어도 따뜻한 사람이 있는 곳, 우연히 만난 다정한 사람들.

좋은 걸 나누고 싶어 호들갑 떠는 내마음을 기꺼이 받아주는 사람들,

그 속에 자연스러운 나.


좋은 음악과 좋은 글이 주는 위로, 밤산책, 시원한 공기.

이 모든 것이 약이다.


글로 써보니 더 쉬워지는 마음.

행복이라는 감정이다.





시간과 경험은 늘 필요한 것이고

그 속에서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바라보며

불완전함도 즐겨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싶다.


짙어지고 깊어지는 일도

단순한 생각에서 찾을 수 있길.


생각하면 복잡해지는 나의 엉뚱함과 호기심이 여전히 좋지만,

비워내는 것도 스스로 즐겁게 해야한다는 걸

건강하지 못한 마음속에서 깨닫는다.


뭐든 즐겁게 선택과 집중을 잘하고 싶다.

흩어진 생각들을 정리하는 지금의 시간들이 좋다.






요즘 내 삶은 어떤 확신도 명확함도 없다.

순간순간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는 중인데

그 와중에 좋아하는 것을 하며 위안을 삼는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하다보면

어떤 확고함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지금 이 순간 즐겁고 행복한 것을 계속해야

내가 불행하지 않을 것 같다.


후회라는 것을 그동안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이제는 마음에 깊숙히 남을 후회는 안하고 싶다.

그래서 좀 더 걷고 나를 위한 시간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지금도 과거에도 난 늘 하나였다.

바랐고 필요했던 건 한 줄기 바람같은 것.


머리카락을 뒤엎을만한 강력한 것이 아니라 산들바람.

코끝을 간질일 정도의 기분좋은 틈.

그 틈속에서 나일 수 있게 나로 살아가는 것.


쉽고 간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단촐하고 평범해 보이는 삶도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살아가면서 느낀다.


삶에는 생각보다 많은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엄격히 지켜내야 한다.


부단히 노력해야 평범함도 가능한 일이다.

한량처럼 살기 위해서도 반드시 노력은 필요하다.






설명할 수 없는 고민과 힘듦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예전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요즘은 듣고만 있으려고 한다.


공감해 주는 마음만으로 해결될 것을

섣부른 판단으로 답이란 걸 주고싶지 않다.


답을 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이 답을 알고 있다.

순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아갈 지혜만 키워갔으면.






뜨거운 빛이 한풀 꺾이고

해가지기 전 은은한 하늘색을 좋아한다.


넓게 깔린 흰구름을 찡그리지 않고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나의 어지러운 모습과 마음들이 정돈되는 시간이다.

나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다시 확인하게 되는 순간들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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