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해서.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내가 좋다고 느끼면 퍼주는 걸 좋아하다보니
마음에 상처가 많았다.
바라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어떤 관계이든지 내가 100을 주면
10이라도 나에게 표현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표현이 없으면 마음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이 쌓여 견뎌내는 힘이 부족하다보니
주로 혼자다니는 것이 편했다.
친구가 없지도 않은데 일부로 혼자다니는 편을 택했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도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싫은 소리 안들어도 되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내가 듣고 싶은 것을 듣는 것.
이것을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혼자 잘하는 내가 꽤 멋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금도 앞으로도 혼자다니는 것을 멈추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멋지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둘 이상의 사람들 속에서도 멋진 사람들은 정말 많으니까.
혼자서 해내야 꼭 대단하고 멋진 일은 아니다.
발 맞추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나는 관계라는 틀 속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잘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 가끔 보는 사람에게 더 마음을 줬던 것 같다.
그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똑같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너무 큰 환상을 품고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환상을 가지는 걸 싫어하진 않는다.
다만 너무 큰 환상은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는 걸 느꼈다.
모를 때가 나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완벽해지려고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은 예외다.
알고 싶어서 노력할수록 멀어지는 느낌이다.
때로는 어설프게 알고 지나가버리는 것이
좋을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관계라는 건 언젠가는 퇴색한다.
조금씩은 변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에 최선을 다한다.
나를 알던 모르던
나를 스쳐가는 그대들에게
지금의 나는 지금뿐이니까.
누구나, 누구와도 한결같이 좋을 순 없다.
같은 결을 가졌어도 매일 조금씩 변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너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변해간다.
변화는 삶의 어쩔 수 없는 영역같다.
삶이 계속 되는 한..
좋든 싫든 변해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