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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Jul 30. 2024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다시 견뎌내는 날들.



나는 책을 반납하러 떠나는 도서관 여행을 좋아한다.

아이와 도서관에 갈 때면 동네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을 선택하지만

나홀로 여행을 떠날 때면 시골 풍경을 볼 수 있는 지혜의 바다로 간다.


버스에 앉아 검정치마 노래를 듣다가 love shine에 꽂혀 반복재생을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여름의 색은 뜨겁지만 황홀하다.

일부러 목적지 한 코스 전에 내려서 걸어가본다.


평소보다 많은 차가 보인다. 

아이들 방학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반납, 1층 구경, 인문학 프로그램 살펴보기 순으로

2층까지 올라간다.


모든 삶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

결국 삶은 보내는 과정이라는 말에 공감을 하며

메모를 했다.


책을 살펴보고 도서관 카페로 갔다.

냉장고에서 급히 꺼내온 찐빵을 하나 꺼냈다.


외부음식은 반입금지인데 먹어도 될까?

커피를 주문하며 점심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프니

찐빵을 먹어도 될지 여쭤보았다.


지금까지 밥을 안먹고 뭐했어요?

얼른 드세요.


카페 아주머니의 따뜻한 말에 감사함을 전하고

찐빵을 꺼내 반으로 갈랐다.


팥이 듬뿍 들어있는 찐빵. 

찐빵을 한입 베어물고 커피 한모금을 마신다.

웃음이 절로 새어나온다.


도서관에 와서 책보다 찐빵을 보고 웃고 있는 나다.

나는 오늘 찐빵을 보고 웃기 위해서 

도서관에 온 것일까?


가볍게 떠오르는대로 생각하면

마음도 가벼워진다.


기분이 좋으면 밖에서 놀고

기분이 안좋으면 집에서 자자.


단순해지고 싶어서

요즘 생각하는 마음이다.


아이의 방학이 시작되니 책은 빌리지 않았다.

아이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나는 순간에 몰입하고 매순간 솔직한 편이다.

그래서 때로는 그게 누구에게라도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 

고민을 할 때가 있었다.


해만 끼치지 않으면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눈치를 많이 봤다.

이렇게 하면 뭐라고 생각할까.

미쳤다고 생각하려나..

뭐 그런! 눈치!


40에 가까워질수록 느끼는 건 

그동안 너무 피곤하게 살았다는 거다.


생각을 바꾸고 나서는

거침없이 행동하는 편이다.


나는 나고 너는 너고

우리는 다 다르니까.


규정지을 수 없는 카테고리 속에서

다들 힘들게 살아가잖아.


행복해지자.

그것뿐이다.







현실이 힘들어 

낭만에 기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에게 기대는 건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또

사람을 향해 나아가는게

사람인 것 같다.


어려운 길을 굳이 가야할까.


답은 없다.

나의 선택이다.






아름다움을 위해 달려가지만

그 아름다움도 결국 한 순간이다.


삶의 조각조각을

잘 맞추어 

내가 덜 힘들길 바란다.


다시 견뎌내는 날들..

모든 건 내 마음이 결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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