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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달

by 지원


검은 하늘이 지나가고 하얀 달이 걸려있다. 아침의 하얀 달은 나의 수집 대상은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해가 넘어가고 보이는 하얀 달을 눈에 담고 그리워했다. 어둡기 전 창백한 모습으로 쓸쓸히 사라지는 하얀 얼굴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우연히 만난 아침의 달은 글을 쓰려고 막 펼친 새하얀 줄 노트 같았다. 과거의 내가 아닌 오늘의 나를 기록하고 싶은 가난하지 않은 마음.

가득하지도 비어있지도 않은 적당한 물속으로 다이빙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마음의 해방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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