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를 바르게 쓰는 것만이 믿음을 주는 건 아니었다
삐뚤게도 써보고 거꾸로도 써보고 띄어쓰기도 마음대로 붙여 본다
한 칸의 줄이 두 칸으로 넘어간다
더 써도 될 종이에 공간을 일부러 남긴다
마음대로 마음껏 글자를 맞이하면 조금 더 자유스러워진다
익숙함도 새로움도 어느 순간엔 허무함을 몰고 온다
그럴 때는 반드시라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나보다 앞서 각인된 글자는 없다
시간이 앞서 걸으면 나는 그림자가 된다
내 안에 글자를 넣고 만져야 한다
낯선 모양이 마음에 들어오면 조심스럽게 기다린다
살아내기 위한 훈련인지도 모른다
절망을 쓰지 않고 절망을 말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