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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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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피원 Jun 23. 2020

<PD수첩> MBC의 벌꿀 오소리



벌꿀오소리는 유독 겁이 없기로 유명한 동물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먹이를 잡아먹는 일에서라면 어떤 주변 요소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목표와 신념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주변 요소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소신을 지키는 대상은 종종 인터넷상에서 ‘벌꿀오소리’라고 지칭된다. 


그리고 PD수첩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대중들이 가장 원하는 주제에 대해 최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PD수첩을 ‘벌꿀오소리’와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이르고 싶다.


연예인들이 건물을 구입하는 방식 : 고액 대출
유령법인을 활용해 고액대출을 받는 방식 설명

PD수첩의 벌꿀오소리적 특징은 최근 방영된 ‘연예인과 갓물주’ 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아예 부정을 저지른 경우거나, 법으로는 문제가 안 되지만 윤리적 결함이 있는 연예인들의 부동산 매입 방식을 설명할 때 전부 실명을 거론했다는 점이 그렇다. 


대다수의 기사들은 여러 사회적 세력의 눈치를 보며 대상의 실명을 언급해 주지 않으려 한다. 


때문에, 그런 기사들을 읽을 때마다 ‘그래서 이게 누군데?’라는 의문과 답답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 틈에서 누가 어떠한 행동을 했다고 정확하게 짚어주는 PD수첩의 설명을 들으니 속 시원함마저 느껴졌다. 연예인들이 재산을 늘리는 행위 속의 비윤리성을 일목요연하게 지적한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내용의 ‘자세함’은 말할 것도 없다. 연예인들의 재테크 방식부터 금융권에서 그러한 방식의 고액 대출을 반기는 이유까지, 그 기승전결이 영상 한 편을 통해 모두 납득이 되었다.




제도적 허점에서 비롯된 것이니 연예인들만 탓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그들의 재산이 불어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연예인이라면 윤리에 대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고민해볼 수 있잖아요.



PD수첩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잡는다는 점이다. 


PD수첩은 비판해야 할 점에 대해 지극히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듦으로써 논리성을 확보한다. 

동시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삽입함으로써 시청자들이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특히 ‘그의 꿈은 건물주의 세상에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와 같이 영상과 함께 재생되는 내레이션이 여기에 힘을 더한다.          

 



이러한 구성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PD수첩이 신뢰도 면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점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신뢰도가 MBC에 대한 신뢰도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지난 검언유착 사건에서, MBC 단독 보도는 PD수첩이 입수된 제보를 보도국에 토스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렇듯, PD수첩과 MBC는 분명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성이 대중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 것 같다. MBC라는 방송사와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따라서 두 대상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 이를테면, <엠빅뉴스>나 <일사에프>와 같이 MBC에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서 PD수첩의 영상 자료를 활용하는 빈도를 높이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대중들에게 PD수첩이 ‘MBC의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을 차츰차츰 높여 감으로써


 ‘그냥 벌꿀오소리’가 아니라 ‘MBC의 벌꿀오소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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