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전까지는 한국이 최고다

미국에서 막 도착한 엄마가 놀란 한국 어린이집

by 감성있는 언니

어제 한국에 함께 들어왔던 남편이 다시 보스턴으로 떠났다.




19개월 아기를 데리고 혼자 한국행 장거리 비행을 할 자신이 없었다. 마침 남편도 한국이 그립다고 하니, 함께 한국에 가자며 손을 잡고 온 것이다. 19개월 아기와 함께 하는 15시간 비행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 지인이 혼자 18개월 쌍둥이를 데리고 들어가며 비행기 안에서 울었다고 하던데, 그 말에 완. 전. 공감이 된다.


남편은 약 한 달여의 기간 동안 나와 아기의 무탈한 한국 정착을 도왔다. 나에게 자유부인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선물해 줬고, 아기의 첫 어린이집 적응을 담당해 주었다. 시부모님과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을만한 것들에 대해 중간에서 정리를 잘 해주었고, 남편이 돌아간 후에 나와 시어머니 육아 스케줄까지 신경 쓰며 갈무리를 깔끔하게 지어주고 갔다. 돌이켜보니 이 기간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눈앞이 깜깜하다.


덕분에 남편의 부재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큰 프로젝트의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부여받은 느낌이었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다시 만나자. 그땐 아기까지 포함해서 우리 세 가족, 모두 많이 성장해 있는 모습일 거야"


남편은 열심히 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지아는 잘 먹고 잘 자라서 건강하게 두 돌맞이하기.

그리고 나는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힘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능력을 키워볼 생각이다. 남편과 함께 즐기는 테니스 실력도 향상시키고 싶고, 아기와의 애착도 챙기며 또 남은 인생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고자 한다.




이 모든 게 가능한 건 바로 한국의 "어린이집" 덕분이다.


어린이집을 처음 보낼 땐, 미안함과 함께 걱정이 앞섰다. 모르는 사람의 손에 아기를 맡긴다는 것, 내가 100% 알지 못하는 상황과 뉴스에 나올법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떠오르며 불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전반만 짧게 보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세 돌까지는 가정보육이 좋다던데, 하는 글만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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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무색하게 아기는 적응을 잘하고 때때로 즐거워 보인다.

한 시간, 두 시간씩 짧게 보내야 하는 적응 기간을 남편이 담당해 놓고 간 덕분에, 낮잠까지 자고 세 시가 넘어 하원하는 요즘, 넘쳐나는 시간이 주는 행복을 맛보고 있다. 덕분에 시어머니도 운동과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체력 부족으로 인한 예민함, 갈등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물론 미국에도 어린이집이 있다. "데이케어(Daycare)"라고 부르는데,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보스턴 기준으로 봤을 때 한 달에 대략 오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대기가 길어 임신을 알았을 때 바로 신청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그렇다고 비싼 값을 하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점심 식사 하나만 보면 답이 나온다. 데이케어에서 아기들에게 주는 밥은 주로 빵이나 요구르트, 찐 채소 같은 것들이다. 간단하게 먹고,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무난한 식재료 위주의 식단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따로 도시락을 싸서 보내기도 한다.


반면에 한국 어린이집에서는 영양을 맞춘 식단표가 있고, 다양한 간식 그리고 식판에 영양 가득 다채로운 점심 식사가 제공된다. 물 마시는 것도 챙겨주고, 아기 컨디션도 신경 써준다. 그리고 통학 버스, 집 근처까지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는 이 시스템도 미국에서 막 온 사람의 눈엔 놀라운 서비스다.

tempImagewY4DFn.heic 한국 어린이집의 영양 가득 식단표


휴일의 개념에선 어떤가, 미국 데이케어는 비싼 돈을 받음에도 빨간 날이 많이 섞여있는 연말 같은 시기에는 이 주 가까이 문을 닫는다. 돈을 다 지불하면서도 가정보육을 해야 하는 부모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반면 한국 어린이집은 빨간 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등원을 시킨다. 그리고 워킹맘들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며 식사, 놀이를 제공한다. 약 60만 원 정도의 보육료를 지급하며 이 정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데, 심지어 이 비용도 거의 정부 지원으로 혜택을 받고 있으니 놀랍기만 하다.


이래서 사람들이 프리스쿨을 보내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키우는 것을 추천하는 것 같다.

비용, 서비스, 친절 그리고 아기의 다양한 활동까지, 어린이집 최고!


tempImageE9EwQ3.heic 다양한 활동을 하는 어린이집에서의 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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