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by 이연

회사에 다니는 딸의 주중 5일 옆에서 보면 허구한 날 야근에 가까스로 짬 내서 하는 운동에 그 와중에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화하는 걸 보면 딱할 정도다.

그에 반하여 나의 주중 5일을 보면, 전화 통화가 아니면 입을 뗄 일이 없고 30분 걷기 운동이 아니면 나갈 일도 없다. 단조롭기 짝이 없는 주중의 하루하루가 무기력 해지기 십상인, 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오롯이 주중 5일을 보낸다.

그런 우리에게 주말은 참 중요하다.

수 있게 하고 다음 주를 위한 충전을 분히 해야 한다.

그러자면 소소하게 하고 싶어 했던 것을 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무거운 월요일은 잘 버텨야만 하고, 화요일이나 수요일쯤에 벌써 주말에 무얼 먹을까? 메뉴를 고민한다. tv에서든 과거의 회상에서 끄집어 내든 우리의 마음이 일치가 되는 메뉴가 떠오르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이렇게 메뉴를 정해 놓고 나면 주말을 기다리게 되며 일이나 무료함에 짓눌린 주중을 가볍게 견딜 수 있다.



이번 주 토요일 메뉴는 감자 샌드위치와 커피, 고등어조림.

일요일 에는 추어탕과 돼지수육이다. 이 음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싱싱한 재료가 필수다. 재래시장으로 갔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더니 마침 장이 서 있어 시장 안은 무더위 여름날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이 많았다. 갖가지 싱싱한 물건들이 넘쳐나 왁자지껄한 시장통에서

나는 팔딱팔딱 뛰고 있는 미꾸라지와 싱싱해 보이는 자반고등어를 사고 오이와 가지 당근도 샀다. 채소가 동네 슈퍼보다는 더 쌌다. 올해는 왜 그런지 제철 채소인 오이 마저 비싸다.

오늘은 일요일,

어제 더위와 싸우며 끓여 놓은 추어탕으로 건강한 아침밥을 먹고 후식으로 달콤하고 시원한 수박 먹었다. 고등어자반을 먹은 후에도 그랬고 추어탕을 먹고 나서도 느낀 건데 수박 두 조각이 입안에 남아있는 비릿한 생선 맛을 말끔히 씻어 자 그 상쾌함으로 식사의 만족감이 더 높아졌다.

굳이 설거지를 하겠다던 딸을 말리자 딸은 엄마가 좋아하는 맛있는 커피를 사 오겠다며 나갔다. 커피가 오기 전에 빨리 설거지와 씻는 것을 끝내려고 서둘렀다. 커피를 마시면서 요즘 핫하다는 드라마 한 편을 보기로 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

아이스커피와 달달한 게피시럽이 뿌려진 바삭한 와플을 사들고 온 딸과 TV 앞에 앉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라마를 보기 시작한 지 5분도 안되어 주인공 우영우의 매력에 빠졌다. 이런 재미있는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니 대단하고 우리에게도 행운이다. 딸은 벌써 tv속으로 들어갔다. 커피의 빨대를 끌어당기며. 1.2 회를 순식간에 다 봤다.

몰아 보는 드라마 시청도 꽤나 괜찮은 주말 지내기인 것 같다.(영화관에서 보듯이 의자에 반듯이 앉아서 시청할 것, 팝콘 대신할 수 있는 약간의 과자와 음료도 준비)

다음 주말에는 무슨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을 할까? 다음 주말에는 우영우 변호사가 어떤 변호를 맡아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지 기대 된다.

역시나 행복은 소소하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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