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이 문득문득 익숙함으로 찾아 오는 것
6개월의 짧디 짧은 어학연수가
내게 남긴것은,
영어실력
외국친구들
글로벌인재
..
가
아니라,
누군가 해외 어디 가봤어요?
라고 질문을 던졌을때,
여기여기 갔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정말요? 라는 대답에,
그 사람과 친분이 어떻든
신나게 말 할 수 있는 것.
저도 거기 갔었는데! 라는 대답에
그 사람으로부터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끼는 것.
그 곳에 오래 머물다 온 사람처럼
가끔 그 곳을 회상하며 말하게 되는 것.
우연히 들리는 그 곳 소식이나
사진들에 발걸음을 멈추고 들여다 보게 되는 것.
세계지도를 펴고
갔다온 곳 이라며
노란색으로 칠하게 되는 것.
그 곳에서 산 엽서를 쓰지 않고
사진 처럼 걸어 두게 되는 것.
최근에 찍은 사진들을 보다가
사진들을 올리는 엄지손가락에 힘이 조금더
들어가자, 그 위-에 있던 그때 그 사진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문득 추억에 잠기곤 하는 것.
그 곳에 머물면서 들었던 노래들을
들을 때 마다
그 곳에서 그 노래를 듣고 있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
날씨 어플에
가는 곳 마다마다를 저장해두고
지우지 않고 있다가,
집을 나서기 전
오늘의 날씨를 보려다
우연히 그 곳들의 날씨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런 날씨 겠구나, 그럼 그 곳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하루를 보내겠구나
하고
상상해보는 것.
지금 그 날씨에 그 곳에 있고 싶다
혹은
지금 그 날씨여도 그 곳에 있고 싶다
라고 바라게 되는 것.
그러니깐,
여행은 그 당시에서만 머무는게 아니라
일상에서도 문득문득 그 날을, 그 날씨를,
그 곳을, 그 사람들을, 그 풍경을
떠올리게 되는 작은 여행들로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