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배드 울프 패러독스
욕심많고 배고픈 늑대는 인생의 목표인
살찐 아기 돼지 3형제를 사냥하기 위해
매일 아침 눈 뜰 때부터 그 돼지들을 잡기 위한
여러가지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그 날을 위해
값싼 오트밀로 굶주린 배를 채운다.
어느날 드디어 돼지 3마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그런데 아버지, 내일은 뭘 하실 생각인가요?'
라는 아들의 말에 생각에 잠긴 늑대는
결국 그 돼지들을 풀어주고 만다.
여행이 시작 되기 전,
이 늑대의 마음을 느꼈다.
유럽여행이 언제부터 꿈이였나고 물으면,
유럽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부터, 아니 그 이국적인 풍경들의
멋스러움을 보게 된 순간부터
꼭 가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하지만 막상 그 꿈이 현실이 될
날짜가 다가올 수록 기분은 이상해졌다.
꿈을 이룬다는건, 결국 그 꿈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
그런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행복하기 위한 여행인데
행복할까, 결국은 행복해질까.
꿈이 현실이 될 높은 가능성이
부담이 되는 나날들이었다.
지금은 영국 런던에 도착한지
6일째다.
내일은 파리로 떠난다,
아직도 그 이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긴 하지만,
지금 바람이 분다.
등 뒤에 자리잡은 햇살이 따갑다.
천천히 자리를 움직이는 해 덕분에
노을은 못 볼 것같지만,
좋다.
그동안 살아온것과 다른
느낌의 살아있음이다.
일단은 충분히 느껴보겠다.
201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