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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Jul 10. 2017

유럽 여행 전과 그 이후

빅 배드 울프 패러독스





욕심많고 배고픈 늑대는 인생의 목표인
살찐 아기 돼지 3형제를 사냥하기 위해
매일 아침 눈 뜰 때부터 그 돼지들을 잡기 위한
여러가지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그 날을 위해
값싼 오트밀로 굶주린 배를 채운다.
어느날 드디어 돼지 3마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그런데 아버지, 내일은 뭘 하실 생각인가요?'

라는 아들의 말에 생각에 잠긴 늑대는
결국 그 돼지들을 풀어주고 만다.



여행이 시작 되기 전,

이 늑대의 마음을 느꼈다.

유럽여행이 언제부터 꿈이였나고 물으면,

유럽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부터, 아니 그 이국적인 풍경들의

멋스러움을 보게 된 순간부터

꼭 가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하지만 막상 그 꿈이 현실이 될

날짜가 다가올 수록 기분은 이상해졌다.

꿈을 이룬다는건, 결국 그 꿈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

그런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행복하기 위한 여행인데

행복할까, 결국은 행복해질까.



꿈이 현실이 될 높은 가능성이

부담이 되는 나날들이었다.





지금은 영국 런던에 도착한지

6일째다.

내일은 파리로 떠난다,

아직도 그 이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긴 하지만,

지금 바람이 분다.

등 뒤에 자리잡은 햇살이 따갑다.

천천히 자리를 움직이는 해 덕분에

노을은 못 볼 것같지만,

좋다.

그동안 살아온것과 다른

느낌의 살아있음이다.

일단은 충분히 느껴보겠다.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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