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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헤

헨젤과 그레텔

by Terry

마지막으로 로테르담 광장에서 여차하면 둔기로 활용할 수 있는 치즈 덩이를 호신용으로 구입한다.


네덜란드 아래쪽에 위치한 벨기에. 스트롭 와플을 부숴먹으며 그곳으로 수도 브뤼셀(Brussel)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내가 벨기에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곤 소라 모양의 벨기에 초콜릿 정도. 평균 상식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북역에 도착해 아직도 미뢰에 붙어 달다 못해 쓴맛을 내고있는 와플 조각들을 씻어내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흰 반팔티를 입은 청년. 한쪽 눈에는 사연이 없고는 못 배기는 큰 멍이 들어있다. 그가 내뱉는 프랑스어는 하나의 가락이 되어 내 심금을 울린다. 벨기에가 무슨 언어를 쓰는지도 모른 채 맞은 기습타에 내 가슴에도 멍이 들어버린다. 그래서일까 그가 아메리카노 대신 잘못 내온 라떼의 우유 거품은 지금까지 마셔본 것 중 가장 부드러웠다.


숙소 창고에 짐을 던져놓고 브뤼헤(Brugge)로 떠난다. 이곳은 유럽인들의 휴양지라는 말이 꼭 맞다. 아기자기한 도시 속에서 새로운 자극들을 받아들이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 브뤼셀의 지하철에서는 90% 이상이 흑인이었는데 이곳의 상황은 정반대이다.


광장에 늘어서 있는 레스토랑은 비싸다는 사실을 알지만 이끌리듯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다. 샐러리가 들어간 얼큰하고 시원한 홍합탕에 절로 흥이 난다.


골목골목마다 각종 단내가 풍기며 심심치 않게 레이스 샵을 만날 수 있다. 화장실이 급해서 한 번, 사람들이 많길래 한 번, 그렇게 두 번 와플을 사 먹었는데 브뤼셀 와플, 리에주 와플을 골고루 잘 먹고 온 것이라고 회상된다.


사람이 너무 많은 유명 양조장을 뒤로하고 걸어가던 길, 한 맥줏집에 들어가 jot 한 잔을 걸치고, 이젠 브뤼셀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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