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 밖으로 (2)

가정식은 가정에서만

by Terry

지난밤에는 시장에서 사 온 하링을 빵에 끼워먹고, 오늘 아침에는 과카몰리를 만들어 부지런히 식량을 먹어치운다. 낮에 만나는 암스테르담은 과연 도시다운 도시다.

거주민과 함께하는 일정은 언제나 마음 한 편이 든든하다. 경험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몇 년 전, 희수의 암스테르담 여행담을 들은 이후로 내 세계의 암스테르담은 창백한 회색도시였다. 그러나 내 앞에는 눈부신 도시가 펼쳐져있다.


반 고흐 박물관. 한 시간 넘게 조그마한 글씨를 쳐다보고 있었더니 머리에 쥐가 난다. 그를 유명한 반 고흐에서 인간 반 고흐로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재능 있는 인간. 잠시 앉아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18시에 마감하는 유명 쿠키 집을 향해 돌진한다. 애석하게도 매진으로 인해 이미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들어간 강가의 한 음식점. 상상도 못 한 적은 양에 어안이 벙벙해진 채 나와 평점이 높은 음식점을 노리기로 한다. 더치 가정식을 판매한다는 레스토랑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천장에 조명 겸 달려있는 히터에 의지한 채 기다릴수록 우리는 기대감에 부푼다. 뭘 기대했던 것일까. 우리 앞에 놓인 소시지와 감자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집에 돌아와 브라우니를 먹으며 후식이라도 근사하게 마무리해본다.

암스테르담은 특별한 건 없지만, 좋은 곳으로 기억되는 닮고 싶은 매력을 가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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