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난다고 해서 남들보다 모든 게 늦지는 않습니다.
글/ 사진 보통의 노라
4a.m.
누군가는 '미라클 모닝'이라는 이름 아래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시간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다음 날을 위해 충전을 하고 있는 시간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잠이 들기 시작하는 시간.
초등학교 시절부터 얼마 전까지 부모님은 이런 나를 탐탁지 않아하셨다. 격일로 근무하는 아빠는 전 날 일이 고될 수도 있는데도 항상 7시 반이면 기상을 하시고, 엄마도 마찬가지셨다. 주말에도 우리 집 거실의 불은 항상 같은 시간에 켜졌다. 그리고 부모님의 다음 일과는 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나를 깨우는 것.
아직도 기억이 난다. 중학교 3학년 때였나. 아침 9시가 되어도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덮고 있던 이불로 그대로 감싸 복도에 그대로 끌어다 놓으신 것이. 나는 어떻게 했냐고? 응, 거기서 3시간을 잤다.
여름이라 그런지 복도에서 자는 것도 나름 신선하고 꽤 괜찮았다.
블로그나 브런치에서도 '아침형 인간의 성공'을 다루는 글들은 많다. 그리고 그 글들이 이야기하는 아침형 인간의 모든 장점들을 인정하는 바이다. 더 길어진 하루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새벽형 인간 (= 올빼미 족) 이 그 반대인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한 뉴스 기사에서는 '새벽형 인간이 더 창의적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았는가. 누군가에게는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새벽에 더 능률이 오른다. 성공하는 사람들 중 아침형 인간이 많다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도 7시에 일어나고 11시에 자는 삶을 몇 번 시도해 봤는데 상당히 고역이었고 나에게는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졌다. 일찍 자도 7시에 일어나면 항상 머리가 지끈거렸고, 오전 내내 비몽 사몽이었다. 그러다 오후에 꼭 3시간씩 자고 일어나서 잠깐 9시까지 멀쩡하다 11시가 채 되기도 전에 침대에 쓰러지곤 했다. 그래서 난 이 삶을 포기했다. 물론, 회사에 가면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호주에서 돌아와 2주간의 자가격리 시간 동안 나는 나의 패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주어진 나의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기로 다짐했다. 격리 시설에서 돌아온 첫 째날을 제외하고는 13일 동안 11시 20분에서 12시 사이에 기상 그리고 3시에서 4시 사이에 잠이 들었다. 나에게는 정말 완벽한 패턴이었다. 일어나자마자 홈 트레이닝 (이라고 쓰고 줌바댄스라고 부른다)을 20분 간 하고 씻고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스페인어 공부를 2시간 동안 하고 영상 편집과 블로그를 했다. 저녁을 먹고 다큐 멘터리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2시간 했고, 책을 읽었다. 남는 시간에는 그림을 그리고 뉴스를 보고 일기를 썼다. 일어나 있는 약 16시간 동안 한 번도 졸리지 않았고, 특히 9시에서 새벽 2시까지는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었다.
이런 모습을 아신 건지 아니면 포기를 하신 건지, 부모님은 이제 아침에 날 깨우시지 않는다. 그리고 새벽에 빨리 자라라고 말씀하시지도 않는다.
학교에 가야 하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에 와서까지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를 원망하고, 늦게 일어나는 날마다 죄책감에 시달려 하루를 온전하게 즐기지 못했다. 성공하긴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늦게 일어난 나에게 말한다.
"늦게 일어났다고 해서 남들보다 모든 것에서 늦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네가 행복한 게 젤 중요해."라고.
그러니 올빼미인 당신,
늦게 일어난다고 죄책감을 갖지 말자.
대신, 시간 관리 잘하는 건 잊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