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몰랐냐고 묻는다면, adhd아이들은 무지갯빛 이에요.라고 답하겠다. 영롱하고 아름다운 꿈과 희망의 그 단어가 가슴 시린 현실을 나타낸다고 하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첫째는 순하고 순종적인 아이였다. 충동성이 있지만, 폭력성도 과한 과잉행동도 없는 아이. 태권도 시합 때 앞의 아이가 맞는 게 걱정돼서 발한번 제대로 안 맞추는 아이였기에, 내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둘째 셋째의 행동은 남자아이들의 본성이 살아있는 거칠고 투박한 그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자란다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고 유치원, 학교에서는 규칙도 잘 지키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모범생이라는 얘기만 듣는 아이들이었으니까. 물론 아이들이 집에서와 기관에서의 행동을 호떡 뒤집듯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은 불안 때문이었다.
밖에서의 온갖 스트레스는 가방을 벗는 순간 모두 내 차지였다. 이유 없는 짜증과 불만, 억울함을 토로하는 아이들에게도 열심히 노력하고 맞춰줬다가도, 호랑이처럼 소리를 지르는 내 모습이 아이들의 불안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또 다른 adhd의 수령은 지금껏 해오던 엄마의 역할에 대한 재 조정을 의미하였다. 잔소리하지 않기, 일관성 가지기, 격려해 주기 같은 기본적이지만 지키기 힘든 그 일들이 다시 한번 나에게 실천과제로 주어지게 되었다. 얼마나 나를 돌려 깎아야 끝나는 걸까. 아직은 먹을게 남은 망고 갈비처럼 내어주고 또 내어주어야 비로소 마지막이 보일 것만 같다.
아이들의 다툼도, 감당 안 되는 텐션도, 억울함이 가득했던 그들의 마음도, 아침마다 했던 전쟁들도, 논리에 맞지 않은 일들에 눈물을 흘리며 우기는 일들도 모두가 그들이 컨트롤할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을 알고 나자 그들의 마음이 보인다. 내 마음 힘든 것만 생각하고 뾰족한 날을 세웠던, 보듬어 주지 못하는 엄마를 만나 더욱 외로웠을 그들의 마음.
식욕부진이란 부작용이 성장기아이를 둔 부모에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약을 먹은 아이가 아무런 욕심을 보이지 않으며 아이답지 않는 모습을 보일 때의 절망감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그럼에도 약을 먹여야 하는 이유는, 아주 명확하다. 약을 먹이는 부작용보다,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한 뇌손상이 더 크다는 점. 지금 이 순간도 adhd란 녀석은 우리 아이의 자존감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
약 먹으니 흥분이 가라앉는 것 같아요. 상담선생님께 소곤거렸다는 둘째의 말은, 아이도 괴로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늘 붕붕 떠 있는 상태로 사는 너의 마음은 어땠을까? "엄마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차분해져."라며 놀다가도 옆에 와서 킁킁거리고 가는 둘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adhd가 발송된 이상, 즉시 반품 불가. 시간이라는 복리이자에 지연이자까지 붙여 반송해야만 받아준다니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 억울함을 당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니까. 이 불합리한 소비자 조항을 뜯어고치기 위해, 차후에 발송을 받은 사람들이 지연 이자를 줄일 수 있도록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고 기록해야겠다. 아마도 그게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