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매일 저녁 식사후 함께 뉴스를 본다. 세상 재미없는 뉴스를 아빠는 왜 그렇게 열심히 보시나 했는데, 남편이 그러고 있다.
아이들은 재미없지만 뉴스에 관심이 많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기에 이것저것 물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중이다. 그중 외국 소식이 나올때면 아이들은 "아 나도 비행기 타고 홍콩 가고 싶다." "나는 미국" " 나는 일본" 하며 가고 싶은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엄마 우리집은 왜 비행기를 한번도 못타본거야?"
"친구들은 비행기 다 타봤대."
그렇다 우리집은 아직 그 흔한 제주도도 못다녀온 가족이다. 원래 밖에 나다니는것을 좋아하지 않는 부모와 차타는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조합으로 종종 떠나는 여행도 근교만 다닐 뿐더러 5인 가족이 한번 움직이면 최소한 100이상이 들기 때문에 움직이는것이 쉽지 않은 편이다.
"기회가 되면 가자"라고 답하면 "왜 우리집 가난해?" 라고 눈치 빠른 녀석이 묻는다.
그럴땐 해맑은 둘째가 대답한다. "우리집 부자야! 아들부자"
유쾌한 마무리로 끝나는 대화지만 부모로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것은 사실이다.
어쩌다 삼형제의 엄마가 되어 고민과 걱정의 연속이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위기가 어느 순간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지금이 아닐까 싶다. 하고싶은것과 해줄 수 있는것의 사이에서 매일 고민하고 판단해야하는 부모라는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것 같다.
엊그제 대화를 나누며 막내가 "엄마 나 미국으로 유학보내줘!"란다.
남편이 "우리집 잔고로 차비도 못대줄것 같은데?" 라고 했더니
"오코노미 석도 안 돼?"
그날도 코미디로 끝났다.
가스오부시를 가지고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