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애를 낳고 사진첩에 똑같은 사진들이 수십 장이 들어있었다. 당시에는 하나하나 표정도 상황도 다른 소중한 순간이었으나, 지금 보면 왜 같은 사진을 여러 장 찍어놨나 의심스러울 정도.
사진은 순간의 기억이다. 다시 봐도 느껴지는 그날의 공기와 냄새, 감정 그리고 현재 느끼는 그리움
나이 들고 보니 사진첩에 꽃사진, 하늘사진과 같은 자연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동네에서 하늘 사진을 찍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높다란 아파트와 건물들 사이로, 하늘만 나오게 찍기 쉽지 않다.
오늘 올려다본 하늘을 찍으며 애써 주변을 없애려던 노력을 뺐다.
아파트, 전선, 나무 모두 곁에 있는 것들이기에.
온전한 하늘을 찍으려던 내 모습에서 무거운 어깨를 느껴본다.
새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구름이 모여 비구름 되어 비가 쏟아지는 날처럼
내 마음속에 있는 먼지들도 쏟아져 맑은 하늘이었으면 좋겠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기보다, 구름도 새도 나무도 아파트도 있는 그대로.
삶에 대한 수용 속에서 발견한 쉼표 하나가 더 소중하고 감사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