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이모님이라는 식세기, 로봇청소기, 건조기도 들이고 로망이었던 비싼 청소기에. 25킬로짜리 세탁기와 갤러리 에어컨, 인덕션까지 모두 내 것이었지만 우리 남편의 워너비는 딱 하나 티브이였다. 물론 그 티브이가 우리 집 모든 가전 중 가장 비싼 것이었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거실 티브이를 없애고 싶었으나 남편의 단 한 가지 소원인 그것을 마다할 수 없어 75인치 티브이를 집에 설치하고 '우와 엄청 크다'를 외쳤던 그때는 몰랐다. 남편의 사랑이 변하게 될 줄은
1년이 지난 지금 남편의 최애 가전은 에어드레서다. 눈 뜨자마자 화장실 가는 길에 '외출 전' 기능을 작동시키고 들어가는 것이 일과가 되었고, 퇴근 후에는 '매일케어'를 누르는 남자.
매서운 바람 냄새를 없애주고, 퐁실 퐁실한 오리털을 살려주는 데다가 향기는 덤이다.
싸늘한 아침 출근길에 가족들의 사랑만큼 따뜻해진 외투는 그의 하루의 용기이자 힘이 되었으리라.
아침마다 관리받는 남자가 되어 나서는 그에게 오늘도 작은 응원을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