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幸福):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행복이라는 것을 느낀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단언컨대 젊은 시절의 나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때에는 항상 불안했었다. 무언가에 쫓기고 사는 느낌. 행복이 잠시 있으면 곧 불행이 닥쳐올 것만 같았던 20대.
아이를 낳고서도 불안감은 계속되었다. 나의 엄마로서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의심을 했으며, 아이는 잘 크고 있는지. 남들처럼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함이 슬프고 힘들었다.
요즘 상태는? 행복하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가 행복이라면 90% 정도의 행복감은 느끼고 있다.
사실 행복할 조건은 별로 없다. 아이들은 adhd이고 여전히 우리 집은 경제적으로 어렵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했고. 겨우 브런치 작가도 직업이라고 우기면서 하루에 글 한두 편 쓰는 것을 일거리로 삼고 있는 형편이다.
3년째 먹는 우울증 약은 끊지 못했고, 이사 온 지 1년 된 집은 당장 다시 이사 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만 치우고 살고 있다.
어떤 날은 미래를 꿈꾸며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가. 어떤 날은 현실을 자각하며 우울해하기도 하고, 나의 삶은 한 가지도 바뀐 것이 없으나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정신승리로 보일지도.
아들 셋이랑 사는 집이 아무 일이 없을 리 있겠는가. 알림장에 "지각하지 않도록 신경 써 주세요"라는 선생님의 메모에 부끄러움은 나의 몫.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 봐 받아쓰기는 나란히 40점.
첫째의 처참한 점수의 수학 시험지를 받아 들고도 그래도 잘했네! 를 말해야 하는 엄마란 존재
점차 나아질 거라는 희망회로를 돌리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꾸준히 한다고 나아지는가? 에 대한 의구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처럼 함께 달리고 있으나 정작 선수들은 기록 단축의 의지도 없고, 왜 달려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엄마의 성화에 달리고 있는 42.195km
그런데 어떻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불안에서 벗어나서라고 말하고 싶다.
정신과 약을 먹으며 얻은 불안에서부터의 자유. 예측 못할 미래를 두려워 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사랑하는 여유.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안이다. 불안이 불행을 부른다. 멀리 보았을 때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그저 하나의 점이다.
내가 가진 불안이 오늘의 행복한 하루를 망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인생을 멀리 보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면 그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