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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돋보이게 할 강점 글쓰기론

나만의 매력을 담는 글쓰기 방법은 따로 있다

여자라이프스쿨 발행 워크레터 

글쓴이 : 박소진 여자 라이프스쿨 연구원 (시인, 에듀라이터)




당신의 사물은 무엇인가요?




경험의 조각에서 소재 붙잡기 



  지난 여자라이프스쿨 뉴스레터에서 첫 시작을 알린 <나를 돋보이게 할 강점 글쓰기론>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합니다. ‘돋보임’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개인 고유의 것을 정확하게 보고, 내면에 내재한 보석 같은 ‘고유성’을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 나와 내 주변의 사사로운 것들을 덮어놓고, 경계 짓고, 나의 문장을 수려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나와 글 속의 나의 간격을 좁혀 나의 글 속에 누구도 아닌 자아가 살아 내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입니다. 분명 소란스럽고, 다채로울 것이며 정말이지 반짝이는 색을 띱니다. 우리는 늘 ‘나의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사실,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도대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첫 문장을 써야 하는지, 이 문장은 내 솔직함을 담고 있는지, 글쓰기를 시작하는 고민을 <나를 돋보이게 할 강점 글쓰기론>으로 풀어갑니다. 


  첫 번째 레터를 읽은 후, 각자의 삶을 좀 더 은유적으로, 더욱더 솔직한 방식으로, 낯선 상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각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낼 것인지 시작해봅니다. 4월 워크레터 속 <나를 돋보이게 할 글쓰기론>은 글쓰기의 소재, 즉 '나만의 글감’ 찾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박소진 (시인, 에듀라이터) 의 <나를 돋보이게 할 글쓰기론> 칼럼 연재 순서 

1.    나의 강력한   장치, 나를 돋보이게 하는 글쓰기 소재 찾기 

2.    발문을 통한   나만의 글쓰기 주제 찾기와 배치 

3.    나의 문제의식   파악하는 글쓰기 구조 설정하기 

4.    나를 나답게   하는 글의 문체 정하기 

5.    나만의 문장법   만들기 

6.    나를 드러내는   어휘집 만들기



솔직함은, 당신이라는 글로 가는 지름길



  어떻게 가장 맥락 있는 방식, 가장 믿음직한 나만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요? 바로, 솔직함입니다. 여기서 ‘솔직한 글’이라는 것이 감정을 그저 펼쳐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나의 진실함을 투명하게 보여주겠다는 개인의 의지가 자칫하다가는 ‘감정을 나열’하기만 한 채, 내 문장 속에 갇혀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의 지난 장면에는 온갖 모양으로 걸려있는 나만의 추억이 있습니다. 추억은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잠잠히 있다가, 내가 부르면 그제야 움직입니다. 자, 이 꿈틀거리는 기억을 내 글의 글감으로 가져옵니다. 






  첫 번째 단계 <당신의 사물들>  


  나의 기억에 있는 모든 것들이 글의 소재가 됩니다. 우선 특정 기억의 장면이 있다면 나를 다시 그 장소, 시간으로 데려가세요. 거기서 나는 1인칭 관찰자가 됩니다. 가장 기억나는 장면들을 내 앞으로 소환해보는 것이에요. 기억 속의 이미지에서 내가 관찰하게 되는 여러 가지의 ‘대상’에 초점을 맞춥니다. 거기에는 무엇이 있나요? 관념적인 것과 구체적인 대상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때, 후자를 선택하세요. 구체적인 대상을 먼저 떠올려보세요. 구체적인 대상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쉽습니다. 영역을 정해서 기본적으로 실재하는 대상에 관심을 둡니다.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코의 감각이 움직이고, 맛볼 수 있는 기억 속 대상을 떠올리세요. 이 과정이 수월해진다면 관념적 대상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각자의 어떤 시공간에는 어떤 사물이 함께 있었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의 그때의 장면을 떠올렸다면, 그 길 위에 나는 무엇을 보았고, 무슨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무엇을 쥐고 있었는지. 세세한 것들 하나씩 떠올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 떠올린 구체적인 사물을 최대한 자세히 묘사해봅니다. 


시각-청각, 혹은 후각-촉각 정도의 오감을 매칭하여 묘사합니다. 내 기억에 대한 감정, 경험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물에 나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단어를 골라봅니다. 작가들은 사물에 애정을 쏟습니다. 저도 물론 그렇습니다. 기억에 실재하던 사물을 내 글에 등장시켜서 다시 보는 작업을 합니다. 그 순간의 사물을 묘사하는 순간, 기억 속 감각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감각은 새로운 이미지를 다시 현실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 <구체적인 대상(사물)에 상상력 가미>


  사물을 볼 때, 다른 의미를 찾아보게 되는 갑자기 맞는 순간이 있습니다. 순간이 환기되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요즘 한 창인 벚나무를 생각해 볼게요. 현재의 내 앞에 있는 특정 대상, 즉 벚나무가 끌어오는 자신의 기억, 감정을 투영해보고, 이 작업이 수월해지면 나아가 내가 보고 있는 벚나무가 과연 진짜 벚나무일까, 하는 낯선 상상력을 품어보는 것입니다. 지금의 감정을 투영 시켜 보는 일, 혹은 내가 보는 ‘오늘의 이것’이 원래는 다른 모양이었다고, 그리하여 다른 이름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낯설게 보는 방법은 대상이 내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과정이자, 그 과정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나의 장면 속 사물이 진짜 제 모습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여는 것. 가령, 어느 날 아침의 나의 ‘모닝커피’는 진짜 커피가 아닐 수도 있음을 맥락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와 관계 맺은 사람들은 진짜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 영원히 맺혀있을 수도 있고, 길 위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오늘의 마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낯설게 보이는 장치를 운동시키는 힘, 바로 ‘감정’입니다. 




사물로 나를 느끼는 경험, 그게 포인트



세 번째 단계 <감정 들여다 보기 ; 사물로 시작하는 그때의 나를 복기>   



  나의 기억 속 사물을 다시 생각하고, 낯설게 보는 방식을 통해 당시의 경험을 의미 있는 소재로 선택해서, 문장으로 쓸 힘을 저는 ‘경험을 통한 감정의 인식’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우리 각자가 가진 ‘감정의 경험’을 점검해봅니다. 경험이 여기저기 내 기억 속에 그물 쳐 있습니다. 기억의 그물을 풀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주 간단하고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거기에는 누가 있는지, 시절은 언제인지,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또 당신은 무엇을 그리고 왜 했는지. 경험 속 사물을 떠올리고, 거기에 상상력을 가미하는 것과 감정을 경험했던 때를 떠올려보고 메모를 합니다.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먼저 경험을 복기한 후, 그 경험 속의 내 주변을 돌아봐도 좋고, 먼저 엉키고 설킨 기억 속에서 뚜렷이 기억나는 사물의 이미지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내 경험 속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관념적인 접근이 ‘당신의 사물’이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기억을 떠올리고, 그때 그 순간 함께 있던 사물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맺힌 감정을 다시 바라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과거, ‘화를 내던 나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경험을 글로 옮기자면, 그때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감정 단어로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던 그 순간 내 곁에서 보던 것들을 기억에서 꺼내 나열해봅니다. 나는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고, 무엇을 가지고 있었고, 당시의 상대방의 표정은 어땠는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 글감 선택의 좋은 예가 됩니다. 내 감정의 한 페이지에 붙이는 메모 같은 것입니다. 이 작은 메모 속 단어들이 모여 주제로 발전할 소중한 경험의 한 장면을 풍성하게 꾸며줄 글감이 될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분의 색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을 것입니다. 


  내 기억의 선명한 일을 사물로 시작하세요. 어느 시절의 내 곁에는 무엇이 있었나 그 때 그 순간을 환기해봅시다. 독자는 여러분의 글을 진솔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낯설게 느껴질 수도, 똑같은 사물이 그때는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 생각하는 과정은 글쓰기에 나만의 솔직한 글쓰기에 ‘나만의 사물’로 힘을 내어줄 것입니다.                     




배운 것, 우리 같이 해봐요
레터 속 함께 글쓰기 1: 내가 오늘 머물던 곳에서 본 것의 목록 만들기



  <나를 돋보이게 할 강점 글쓰기론> 칼럼 목차에 따라 함께 글쓰기를 해볼 수 있는 간단한 과제를 드립니다. 이달의 글쓰기 칼럼 주제에 따른 4월호 레터 속 함께 글쓰기는 <당신의 사물들>입니다. 각자 계신 곳에서 종이 한 장 곁에 두고 시작해보세요. 

  여러분의 그때 그곳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어떤 사물을 여러분의 지금, 여기에 데려올 수 있을까요? 햇빛, 봄꽃, 웃는 표정, 혼자 걸어가는 여자, 트렌치코트, 커피, 포인트 카드, 야구장, 테이블 위에 내리던 햇살, 엄마의 밥상, 호수의 오리들, 아이들의 비눗방울, 휴대폰, 이다음에는 또 어떤 사물이 여러분의 경험 속에 맺혀있나요? 





5월 워크레터 예고 


5월의 여자라이프스쿨 워크레터 속 박소진 시인의 <나를 돋보이게 할 강점 글쓰기론>에서는 <발문을 통한 나만의 글쓰기 주제 찾기와 배치>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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