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끝자락에는 글을 쓴다

1년을 돌아보고, 다시 1년을 살아가는 힘을 얻다

by 바나바

시간을 그대로 두면 소멸한다


대학에 와서 1년이 사라지는 걸 느낌을 받았습니다. 16주차, 약 4개월 정도 되는 시간의 학교를 두 번 보내면, 1년이 사라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 거죠. 그래서 이를 기록해놓는 시간을 가집니다. 12월의 끝자락만 쓰는 건 아니고요, 틈틈이 작성합니다. 하지만 1월이 오기 전 12월 중 반나절을 비우고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합니다.


어떤 성취를 얻었는가?

어떤 성공을 했는가?


이런 것들에 처음에는 집중했습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해보았습니다. 성적만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없듯 우리 모두 성취, 결과, 성과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좋은 성적, 유학, 높은 영어 성적, 수없이 입상한 공모전이라는 타이틀은 그 사람을 대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꾸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배웠는가?

어떤 부분에 성장했는가?

내면적으로 단단해진 부분은 무엇인가?


이런 정성적인 걸 집중해보았습니다. 높은 불안이 낮아지는 것, 시험 불안과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었던 것,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집중할 수 있는 것 등 겉으로 보이기에는 아무것도 얻은 게 없는 듯싶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큰 성장입니다.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이 잊기 더 쉽다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공모전까지 다양한 곳에 글을 쓰고 올립니다. 다작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해 유독 쓰고 또 씁니다. 언제 쓰냐고 묻는 이들이 있는데 틈틈이 영감을 기록해두고 하루에 최소 20-30분을 빼거나 주말에 2-3시간 정도 쓰고는 합니다.


기쁜 일이 생기면 하나씩 적어둡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무렵 보고 싶었던 뮤지컬, '데스노트'였습니다.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고 싶기도 했지만, 4년 가까이 들었던 뮤지컬 곡을 실제로 듣고 싶었습니다.


실제 올해 데스노트를 보고 관극 후기를 남겼습니다. 어떤 대목이 좋았는지 꼼꼼하게 적어두니 지금 다시 읽어도 그때 감동이 그대로 밀려옵니다.




의미 부여하는 365일, 매일의 의미



다양한 방식으로 '하루'를 기록을 해두는 편인데, 그건 제 기억을 믿지 못해서입니다. 그리고 하루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죠. 바쁘지 않다고 여유롭다고 말하는 사람이 드문 한국에 살아갑니다. 바쁨이 미덕처럼 보이지만, 실제 바쁜 사람들은 '하루'를 정신없이 보냅니다. 바쁨이 아니라 단정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매일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마음, 매일 하루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믿습니다.


자기 전, 머리를 대고 바로 잠드는 걸 선호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하루를 돌아보지 않으면 그 하루는 소멸하기 쉽습니다. 어제와 오늘에 '색다른 일' 또는 '환상적인 일'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행처럼 일상과 벗어난 일만 일어난다면 계획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버거워할 테죠. 그래서 우린 하루에 의미부여를 더 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소멸하는 시간을 잡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곧 12월 끝자락이 다가옵니다.


그 끝에, 당신의 기록을 적어보는 건 어떠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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