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바의 취업일기 7화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건 내 능력 안이라면 꼭 해보았다.
예전에는 영어 튜터링을 신청해서 4번 정도 했었고, 졸업생 멘토링을 2번 정도 해보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교수님과의 면담도 계속했었다. 10명이 넘는 다양한 전공의 교수님을 만났다. 20살 이후로 만나 뵙고 싶었던 여러 교수님, 작가를 찾아다니며 만나왔다.
4학년이라는 무게가 크기도 했고, 이를 나눌 사람이 없음에 힘들기도 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커리어코칭을 신청하게 된 것 또한 커리어 코칭이 당장 필요했다기보다는 멘탈이 털리고 있어서였다. 커리어코칭 5회기 중에서 3회기를 진행하였다. 진행하며 배운 점을 3가지로 짧게 나누고 싶다.
혼자서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놀러 가는 걸 애정한다. 포항에 대학을 다니다 보니 경주가 매우 가까운 편이라 '떠날까?' 하면 경주로 홀로 떠나기도 한다. 부산, 서울도 가끔 홀로 가기도 한다. (물론 친구와 가서 만나는 경우도 많지만)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대학생은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혼자만의 시간이 공강이나 혼자 누워있거나 폰을 만지면서 뒹굴거리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혼자만의 시간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의미한다.
돌이켜보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애썼다. 홀로 있는 시간에는 꼭 관심사 책을 읽고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계속해서 적어나갔다. 쌓아 올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관심이 있는지를 알아가기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대학교에 와서 책을 쌓아놓고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취방 원룸에 100권의 책을 유지했던 것도 쌓아놓고 읽은 책의 가치를 알아서이다. 무식하게 읽어왔지만 그래서 남들보다는 더딘 것처럼 보일 때에도 우직하게 나아갈 수 있었다.
커리어코칭을 받으며 읽었던 책들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어서 한 마디를 할 때에도 나를 돋보이게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진다."라고 말하는 건 지식이 많아진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말을 할 때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한 권씩 쌓아놓고 읽은 책이 헛되지 않는다는 걸 코칭을 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비전이 있는가?
이 물음은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했던 말이 지금까지도 회자가 되고 있다. 나 또한 힘이 들 때면 보고 있었던 글이기도 한다. 꿈을 묻는 일, 비전을 묻는 일이 부담이 되어버린 시대다. 사람을 만나면 꿈을 물어보았던 적이 별로 없는 걸 돌아보면 '아프니깐 청춘이다'와 같은 말은 과거에 유행했던 말에 불과할 것이다.
비전은 나를 가슴 뛰게 만든다. 허무맹랑한 꿈일지라도 오늘을 살아갈 힘,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고 있음을 커리어코칭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특히,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생기가 넘치는 스스로를 보게 보면서 "나에게 꿈은 오늘을 살게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대학교에 수업을 듣다 교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 교수님의 눈을 보면서 했던 생각이 바로 이러했다.
꿈이 있는 사람의 눈은 빛난다.
이 말이 3년이 가까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꿈에 대한 물음을 하지 않는 시대라고 해서 스스로 꿈을 꾸지 말라는 건 아니다. 계속해서 물어가고 또 물어갔으면 좋겠다. 브런치에서 우연히 읽는 독자가 될 수도, 먼 훗날 책에서 발견한 한 문장에 심장이 뛰어서 꿈을 꿀 사람일지라도, 꿈을 꾸길 바란다.
결론,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란 없다. 경험은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