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것
글을 읽다가 여자 주인공에게 독백으로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건방지게 나를 사랑하고 그만큼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꽤 좋아하는 글이라 오랜 시간 프로필 사진, 폰 배경 사진이었습니다.
교육을 이야기하려는 데 왜 이 말을 꺼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겁니다. 사랑과 교육을 이야기하는 건 뒤 떨어진 이야기 같습니다. IT 기술의 발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에 있는 지금 '사랑'은 과거에 주목하던 단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교육을 위해서는 사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앞선 글을 가지고 온 이유는 많은 학생들이 글처럼 살았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건방지게'라는 표현이 겉멋에 취한 자아도취나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자존심은 없어도 자존감은 높은 사람을 말합니다. 자존심이 쎄면 자신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내 것'만 이야기하다 주변 사람을 떠나게 만듭니다. 허나 자존감은 다릅니다. 자신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남을 배려하고 높일 수 있습니다.
전 수많은 학생들이 남들의 이야기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분명히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건방지게 자신을 사랑했으면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을 사랑할 줄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기싸움'은 남의 일이었습니다. 여중, 여고를 나왔지만 한 번도 기싸움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친구는 엄청난 기싸움에 고등학교 시절 때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학교 친구들이 착해서 없었다고 믿었는데 알고 보니 '저만' 없었던 겁니다.
재고 따지는 걸 싫어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걸 그저 나누어주었습니다. 공부하다가 친구가 필기가 필요하면 필기를 다 보여주었고, 같은 교과서의 내용을 10번이나 설명해주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좋을 책을 학교에 10권 정도 들고 와 읽을 수 있게 했습니다. '주는 게 남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제 학창 시절의 기억은 나쁜 기억보다 행복했던 기쁜 기억만 가득합니다.
교육은 우리에게 ,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하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가지는 아우라는 다릅니다. 어떤 힘듦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면 교육은 지금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경쟁으로 아이들을 몰아가고 있고 못하면 패배자, 실패자라는 인식을 계속 주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친구가 경쟁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학생이 경쟁자다."라는 말을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그땐 그 말에 공감을 표했지만,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서운 말입니다. 몇 십만 명의 경쟁자를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이 '행복'을 외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친구가 경쟁자가 아니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가까운 경쟁자입니다. 옆자리에 앉은 짝꿍이 잘하면 자기가 성적이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남을 도와주면 자신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만 느껴지는 시스템에 기꺼이 친구를 사랑하고 도와줄 수 있을까요. 애초부터 우리 교육 시스템에 물들수록 '긍정적인 생각'과 '사랑'은 점점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만을 뽑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중요한 것을 다시 고민하자'입니다. 나를 사랑하지도, 남을 사랑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바라보자는 겁니다.
그들은 학교라는 온실 속에 있기에 사회의 치열함과 힘듦을 모릅니다. 저 또한 대학생으로서 '온실 속의 화초'로 살아와 잘 알지 못합니다. 열심히 공부를 한 12년에 대학 이름 하나만을 가지고 학교를 나온다면 벼랑 끝에 몰리는 건 쉬운 일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배워야 합니다.
교육은 지식수준을 높이는 데만 국한되어있는 게 아닙니다. 이젠 성적이라는 잣대로 자신을 나타내는 지표를 바라는 는 게 아니라 자신 마음을 바라보고 조금 더 품어주고 사랑해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