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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우 Oct 03. 2019

성공하는 콘텐츠들은 지금, 대리만족감을 충족 중이다.

SNS로 어떻게 제품을 팔 것인가 - 13

<출처 : 유튜버 문복희>


몇 년 전만 해도 먹는 게 돈이 된다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사실이었다. '먹는 게 돈이 된다고?'라고 생각한 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자기 배를 채우면서 통장까지 채우는 것이 너무나도 평범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가 되었다. 몇십만, 몇백만 유튜버들 중 '먹방 콘텐츠'를 발행하는 유튜버의 비중은 상당히 높고 주변에서도 먹방 유튜버가 될 거야라고 말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왜 먹방 콘텐츠가 사람들의 반응을 사서 돈이 되는 걸까? 단순히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만으로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걸까? 사실 이미 유명해져 버린 사람이 무언가를 먹는 영상을 제외하고 일반인이 그냥 먹는 영상에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먹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그들이 해당 콘텐츠를 소비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상상하지도 못할 양의 음식을 한 번에 먹어버린다거나(예를 들어 한 여성 유튜버는 혼자 고기 15인분을 먹어 화제가 되었었다.) 누구도 보지 못했던 신기한 음식을 먹는다거나 말도 안 되는 사이즈를 한 입에 먹어버리는 먹방 콘텐츠들은 매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런 콘텐츠들에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남기는 말이 있다. 바로, '다음엔 ooo 먹어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말이다. 또 다른 콘텐츠를 살펴보자.


<출처 : 유튜브 박서아 TV>
<출처 : 유튜브 박서아 TV>


두 콘텐츠는 보시다시피 같은 콘텐츠이다. 두 캡처 화면에서만 봐도 볼 수 있듯 성공하는 콘텐츠들을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다. 트위터에서 터진 콘텐츠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도 터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지금 소개하고 있는 콘텐츠는 예쁜 여성 유튜버가 소개팅 콘텐츠에서 우연히 만난 잘생긴 남성과 소개팅 이후로 연락을 이어나가는 내용이 담긴 영상이다. 콘텐츠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듯 수많은 댓글들을 불러일으켰다. 댓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댓글들의 여론은 결국 한 곳의 여론으로 향해가고 있다. 과연 그들이 반응했던 포인트는 어떤 지점이었을까?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출처 : 해당 콘텐츠의 유튜브, 페이스북 댓글>


댓글들의 대부분의 내용은 해당 콘텐츠를 통해 '대리 설렘'중이라는 이야기였다. 심지어 축의금과 혼수를 준비할 테니 입장만 같이 해달라는 사람들도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콘텐츠는 사람들의 '대리만족감'을 매우 성공적으로 충족시킨 것이다. 유튜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먹방 콘텐츠'에도 '대리만족감'이 충족된 이들의 댓글들이 많이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들은 이미 해당 유튜버가 먹는 것만으로 만족하여 '다음엔 ooo 먹어주시면 안 될까요?'와 같은 댓글들을 남기고 있다. 공중파 방송인이 뛰어들어 성공한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 '와썹맨' 그리고 '워크맨'은 각각 사람들이 자주 가는 핫플을 직접 가보고 대한민국에 있는 알바를 하나씩 체험하는데 이러한 콘텐츠들에 사람들이 남기는 댓글은 '다음엔 ooo 가주세요', '다음엔 ooo 알바 체험해주세요'와 같은 댓글들이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지금도 사람들의 대리만족감을 충족해나가고 있다.


<출처 : 유튜버 쯔양>


대리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콘텐츠들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리만족을 할만한 상황만 연출하면 대리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걸까? 다이어트하는 연예인들이 다이어트 기간 동안 먹방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보며 '대리만족'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 대목만 봐도 그들은 해당 콘텐츠를 통해 그들의 식욕을 해소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먹는 콘텐츠면 대리만족을 충족시켜 성공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단순히 먹는다라는 '현실적인 요소'만으로는 대리만족을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나 먹방/여행/뷰티 다양한 콘텐츠들의 시장 파이가 점점 커지는 상황 속에서 먹고, 여행하고, 화장한다라는 현실적인 요소로 성공적인 대리만족은 힘들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비현실적인 요소'이다. 현실적인 요소라는 재료 위에 비현실적인 요소라는 양념을 버무려야 감칠맛 나는 대리만족 콘텐츠를 만들어볼 수 있다. 먹방이라는 현실적인 요소에 '말도 안 되는 양을 한입에 먹는다'라는 요소는 자연스레 '나도 저렇게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썸이라는 현실적인 요소에 '예쁜 여성과 잘생긴 남자'라는 비현실적인 요소는 '둘이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출처 : 미생 4화의 한 장면>


수많은 회사원들의 공감을 산 히트 드라마인 미생에 계약직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만 있었다면 대중들이 대리만족감을 느끼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요소와 더불어 '장그레'라는 인물, 그리고 이 인물이 계약직의 신분으로는 넘보지 못할 '도전'과 '도전을 통한 희망'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녹아져 있어 장그레를 통해 대중들은 대리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회사라는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꼰대 같은 임원을 혼쭐 내주는 어느 사원에게 상당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성공적으로 대리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현실적인 배경과 더불어 비현실적인 요소를 가미시켜줘야 한다. 만약 비현실적인 요소의 범위가 매우 넓게 느껴져 콘텐츠의 방향을 잡아나가기 어렵다면 콘텐츠를 마주한 뒤 현실적인 요소와 비현실적인 요소를 구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어떤 요소들을 첨가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들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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