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난소암 재발 후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던 항암을 벌써 오늘까지면 4차까지 완료하였다.
3차까지 맞은 후 시티를 찍기로 했었는데 암세포가 조금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동시에 좀 더 먹는 것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초반 치료 때와 비교했을 때 나가서 먹거나 배달해서 식사를 꽤 많이 해결했던 것 같다. 그러면 안 되는데 2년 전과 달리 동생은 취업해 타지에서 근무하고 나 또한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이 퇴근 후 또는 주말이라 피곤하다는 핑계로 음식을 많이 만들어 드리지 못했다. 반성하고 좀 더 신경 써야지!
재발 후 항암 과정은 역시나 쉽지 않다.
우선, 우리 집은 경상남도라 서울 병원과의 거리가 아주 멀다. 처음에는 입원 치료가 가능하였으나 2차 이후부터 부작용이 보이지 않으면 외래 치료로 돌린다. 만약 아침 일찍 예약이 잡히면 전날 서울에 도착해 숙박하고 다음날 일찍 병원에 가서 심전도 등 검사 후 진료를 기다렸다가 항암 치료를 받고 내려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숙박, 왕복 차비, 식사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3,4차에는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가셨는데 새벽 2시에 출발해서 4시간을 타고 서울에 도착한다. 아마 엄마 체력이 버티지 못했다면 이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새벽에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 드리기 위해 유령도시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도로 위를 달리면서 다음 날 출근 때문에 병원에 함께 가지 못하는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항암 후 엄마의 상태를 기록해 보자면,
1차 : 9일 후부터 부작용 시작 / 오심, 다리 저림 증상
2차 : 항암 맞은 날부터 컨디션 저하 / 무릎 관절 통증, 복부팽만 및 변비 / 오심
3차 : 하루 지난 후부터 컨디션 저하 / 팔, 다리 저림, 옆구리 왼쪽 및 어깨 목 찌르는 통증(암세포가 있다고 했던 위치), 어지러움, 걷기 어려움, 허기를 자주 느끼고 속이 울렁거림
보통 부작용이 있은 후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다시 컨디션이 회복되는데 3차 때는 일주일 이상 부작용이 오래가서 굉장히 힘들어하셨다. 또, 공통적으로 허기를 자주 느끼고 이때 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속이 더 울렁거리기 때문에 간단한 과일, 고구마 등 간식거리를 수시로 먹거나 적은 양의 식사를 자주 해야 한다.
덧, 속이 아주 많이 울렁거릴 때는 레몬 슬라이스를 입에 물고 있거나 차가운 물에 레몬을 넣어 드리면 조금 괜찮다고 하셨다.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바스틴을 이번에 추가로 맞게 되면서 소변에 거품이 생기는 증상이 생겼다는 것.
찾아보니 아바스틴 부작용으로 단백뇨가 있던데 신장이 약해져 생기는 증상이라고 한다.
다행히 이번 검사 결과 신장 쪽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는 하지만 항상 사소한 이런 몸의 변화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병원은 환자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과 보호자들이 세심하게 몸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는 직접 검사도 받아봐야 하는 것 같다.
항암을 하고 체력이 떨어지면 마음도 약해진다. 이럴 때 간혹 엄마는 내 심장을 덜컥 내려앉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고, 아직 젊다고. 조금 컨디션이 돌아오면 좋은 곳에 바람 쐬러 가자고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목소리에 더 힘을 주고 말한다.
그리고 진짜로 컨디션이 돌아오면 엄마는 다시 한껏 밝아져서 나보다 더 열심히 돌아다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