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2편이 1편만 못하지 않나요,,?
전에 예고한 것처럼 기버1에 이어서 기버2를 읽었다.
기버1이 소설과 자기 계발 도서가 혼합된 독특한 장르라면, 기버2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기 계발 도서 스타일에 가까운 책이라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기버2를 기버1 보다 훨씬 더 흥미롭게 읽었다.
기버1이 쉽게 읽히는, 조금은 과하게 낙천적으로 느껴지는 자기 계발 소설이라면,
기버2는 기버1에서 느꼈던 지나친 낙천성이 어째서 맞는 말인지에 대해 다양한 예시와 논리적인 설명으로 풀어가는 자기 계발 도서이다.
기버1에 나왔던 등장인물이나 상황이 가끔씩 등장하긴 하지만, 사실 기버1을 읽지 않아도 책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는 기버1을 스킵하고 기버2만 읽기를 권장하기까지 한다.)
사실 끊임없이 베풀어야 한다는 작가의 주장에 나는 계속 회의감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기버1,2를 다 읽고 나서 나는 그 말의 진정한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베푸는 행위는 농사에서 씨를 뿌리는 행위와 유사하고, 내가 의식적으로 베풀고 있다는 감각이 사라질 정도로 그 행위가 내 몸에 붙어 습관이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베풂이 열매가 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이 글귀를 읽는 순간 모든 것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진정한 베풂은 타인의 베풂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감사의 말을 전함으로 완성이 된다는 말에는 기버 1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문화권의 특성상 베풂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은 있어도 받는 것 까지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본다. 책에서 말하듯이 그것이 이율배반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의 호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감사를 전하는 것 또한 베풂이며 자신감이다. 상대의 호의를 거절함으로써 나에게 득이 되는 것은 없다. 상대는 나의 반응에 실망을 하거나, 아니면 나의 베풂에 어떤 숨겨진 저의가 있었던 아닌지 불안해하거나 오해를 하게 된다.
물론, 받는 것을 어색해하는 사람의 심리는 이해가 간다. 나도 그러한 사람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 받는 것을 어색해하는 제일 큰 이유는 신중함 때문이다.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뭔가를 받음으로써 나의 객관성이 무너지거나 상대가 그것을 이용해서 나를 옥죄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서 오는 신중함.
하지만 그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든 깨달음을 경험(시행착오) 없이는 얻어지지 않는 것 같다. 경험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그것은 경험이 아니라 하나의 가설을 세운 상황에 지나지 않는다. 그 가설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직접 실험해 보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그 어떠한 호의나 보상도 순수하게 받으려 들 것이다. 물론, 그 호의나 보상 중에서 순수하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두려워 하진 않을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고 계속 받다 보면 그것을 가려내는 능력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P.S
사실 기버1을 읽고 나서 기버2를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했었지만 기버2를 읽길 너무 잘한 것 같다. 기버2를 읽는 와중에 나에게 닥친 시련이 하나 있었는데, 기버2 덕분에 무척 큰 위로와 해답을 얻었기 때문이다. 내용 자체도 무척 좋은 책이다. 강력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