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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복덩맘 Aug 18. 2023

육아휴직 후, 복직할 수 있을까?

나는 작년 9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합치면 총 1년 3개월이다. 이마저도 쓸 수 없는 직장들이 아직도 종종 있기 때문에 출산 후 1년 3개월을 아이를 케어하기 위한 휴직을 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인 일이기도 하고 또 3년까지 연장해서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비해서는 아쉬운 기간이기도 하다. 아이가 9개월에 접어들 무렵인 지금.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 3개월 후면 정말 나는 직장에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 임신했을 당시에는 '아기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당연히 출근해야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가능한 일일까 싶다. 특히 아이의 케어가 끝난 밤이 되면 나의 생각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복직할 수 있을까

나의 출퇴근 시간은 8시 30분에서 5시 30분이며 집에 돌아오면 저녁 6시경이 된다. 돌이 막된 아이를 저녁 6시까지 어린이집에 풀타임으로 맡기는 경우는 흔치가 않다. 모든 아이가 하원하고 우리 아이만 혼자 어린이집에 남아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마저도 어린이집 대기번호가 빠지지가 않아 맡길 수 조차 없다. 이모님을 쓰자니 나의 월급을 고스란히 이모님께 드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생각의 끝은 결국 조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아이를 키울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부모님의 도움을 요청하려 하다가도 이제는 나이가 70이 다 되어가시는 조부모님의 체력은 괜찮을까, 집과의 거리도 먼 거리인데 괜찮을까, 나의 젊은 체력으로도 힘이 드는 아이케어를 조부모님께서 하실 수 있을까. 하는 등의 다양한 생각을 한다. '아 몰라 그냥 퇴사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함께 돈을 벌어야 지금의 경제적 상황을 유지할 수 있고 나도 나의 일은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일을 풀타임으로 하기에는 아이가 걱정되어 파트타임 잡을 찾는 구인사이트를 들락날락한다. 그간 직장에서 아이를 기관이나 조부모님이나 이모님께 맡기고 출근을 한 뒤 틈틈이 전화통화를 해서 아이의 상태를 체크하고 또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발을 동동 구르며 직장에 눈치 보며 반차를 쓰던 워킹맘들이 스쳐 지나간다. 82년생 김지영, 우리가 잃어버린 것 등의 소설 속 내용이 현실이 되어 나올 것만 같다. 공기업이나 공무원처럼 우리 직장도 딱 2시간만 일찍 퇴근하는 제도가 있다면 좋을 텐데, 진작에 공무원 준비를 해볼걸 그랬나 하는 도움 되지 않는 시간을 거스르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로또에 맞지 않는 이상 이 고민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맺고 '아몰랑' 외치고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잠을 청한다.


육아휴직 후, 정말 복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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